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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불황 국면에 들어간 현대중공업에 엇갈린 소식이 전해졌다. 하나는 글로벌 조선·해양 시장이 2018년부터는 서서히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고 나머지는 임금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명암이 엇갈린 이 두가지 뉴스가 팩트라면 현대중공업은 이제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는 이야기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업계에서는 조선업이 2000년대 중반과 같은 호황기는 찾아오지 않겠으나 LNG선과 유조선을 중심으로 발주가 늘어나고 해양플랜트 시장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어가게 되면 발주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조선해운분석기관 클락슨은 지난 9월 장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8년이 되면 업황이 서서히 회복 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클락슨은 올해와 내년의 신조선 발주 척수를 각각 586척, 790척으로 예상했다. 1996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20년간 선박 발주 척수가 연평균 2,220척인 것에 비하면 26%, 35%에 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2018년부터는 기본 1,322척이 발주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계는 "선가가 바닥을 쳤고, 유가가 오르면서 잠재돼 있던 발주 물량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게 긍정론의 주요 근거로 꼽는다. 지난달 컨테이너선은 50만 달러, 벌크선은 25만 달러 올랐다. 2년만에 오름세로 바뀐 것이다. 산유국들이 감산 결정을 하면서 유가가 오르는 것도 희소식이다. 문제는 내부적 요인이다. 현대중공업 노사의 경우 올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이 7개월째를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월부터 이달 초까지 52차례 교섭했으나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회사는 "협상 지연에 따른 2차, 3차 피해가 우려 된다"며 올해 안에 협상을 끝내야 한다고 하소연하고 있지만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회사는 유인물을 통해 "임단협을 마무리 하자"고 노조에 공개 요청하면서 "연내 마무리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당장 회사는 유동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고통분담을 외면하는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자구노력의 빛이 바랬고 회사가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주채권은행이 자금을 지원하지 않으면 유동성이 더 악화해 급여 지급을 걱정할 상황까지도 올 수 있다. 업계의 긍정적인 전망에도 내부적인 문제로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현대중공업의 재도약은 힘들 수밖에 없다. 당장 내부적 갈들을 끊고 미래를 향한 도전에 노사가 하나가 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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