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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에서 서동욱 남구청장과 박성민 중구청장의 정치력을 두고 말들이 많다. 중립 기조에서 사연을 옮기자면 이렇다.

 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자고 했다. 문제는 돈이니 각 지자체가 십시일반 보태달라는 요청이었다.
 시는 기존 지원금 25억원을 유지하겠노라는 선에서 교육청을 달래고 한 발 뺐다. 울주군은 사실상 돈을 안 보태도 되지만 11억 6,000만원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했다. 전면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며 자체 예산을 써 왔던 북구와 동구는 주머니를 더 털어보겠노라고 화답했다. 문제는 지금껏 무상급식과 관련해 별도의 예산 지원을 하지 않았던 중구와 남구의 반응.
 늘 예산이 빠듯해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중구가 선뜻 2억원을 내놓겠다고 한 것이다.  오히려 돈 많은 남구가 "한 푼도 줄 수 없다"며 교육청의 '읍소'를 외면했다.

 교육청은 고민 끝에 돈 내는 지자체들과 돈을 내지 않겠다고 버티는 남구를 차별하기로 결심했다. 더 이상 예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기관 대 기관의 자존심 싸움처럼 되버렸다.
 교육청은 기어이 남구를 빼고 나머지 4개 구·군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해버렸다.
 결국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놓고 두 구청장의 판단은 엇갈렸고 이에 따른 파장이 만만치 않게 됐다. 
 박 중구청장은 2억원의 예산으로 1년 동안 5,300여 명의 중구 초등학생들에게 무상 급식을 추가 제공하는 어드벤티지를 얻었다. 30억원 쯤 드는 급식비를 단 2억원으로 확보했으니 도박으로 따지자면 15배 잭팟이다.

 앞으로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 정치적 카드를 얻은 셈이다.  반면 서 남구청장은 8,000여 명의 남구 주민 학부모(선별 지원 제외 대상)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됐다. "내가 이럴려고 남구 주민이 됐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는 소리가 나올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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