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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가계빚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울산지역 가계대출 잔액이 18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17조원을 넘어선 울산지역 가계빚 규모가 반년 만에 1조원 더 불어났다. 이 같은 울산지역 가계빚의 증가세는 비은행권으로 확산되는 추세여서 우려를 낳고 있다. 올 2월부터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대책이 시행됐지만, 은행권 대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비은행예금기관 대출이 오히려 전년보다 크게 확대되는 이상기류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울산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조5,038억원, 비은행금융기관(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7조9,734억원으로 총 18조4,772억원이다. 이 가운데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1조2,379억원으로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울산의 가계대출은 최근 계속 증가해 왔다. 지난 2013년 1~5월 월 평균 12조5,000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17조5,000억원으로 40%나 증가했고, 이후에는 더 늘어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시장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트럼프 경제정책의 핵심은 세금을 더 걷는 대신 국채 발행을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국채 발행을 늘리면 국채 가격이 하락(국채금리 상승)하고, 재정을 많이 풀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져 금리 인상을 부를 수 있다.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는 당초 기대가 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은 금리 추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쉽게 예단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2~3년 전부터 가계부채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울산에 14조원 시대가 열렸고, 이제 '18조원 시대'에 이어 '20조원 시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처럼 가계빚이 대폭 늘어난 것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의 영향이다. 이미 빚을 감당하지 못해 쓰러지는 가계가 속출하고 있다. 지지옥션의 집계를 보면 올해 아파트 경매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나 신용회복위원회와 같은 구제기관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부처와 한국은행, 금융당국이 힘을 모아 가계부채를 연착륙시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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