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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녀가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제주 해녀문화는 화산섬인 제주도에서 어머니가 딸에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가르친 생업 수단이다. 제주 해녀들은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고 공동체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잠수굿'을 벌였고, 배 위에서는 노동요인 '해녀노래'를 부르며 결속을 다졌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가 제주 해녀문화에서 주목한 점도 지역성과 여성성이다.

해녀는 제주도를 본거지로 울산과 부산, 강원도 등지에 존재하고 있다. 울산의 해녀들은 조선시대에 제주도 사람들이 울산으로 이주해 '두모악'이라 불리면서 마을을 이루고 살면서 시작됐다. 이같은 사실은 <울산부 호적대장>, <학성지> 등에 기록되어 있다. 1890년대부터 제주 해녀들이 울산 바다에 와서 활동했으며, 이들은 주로 초봄에 와서 추석 전에 돌아가는 방식으로 수십 년간 울산을 다녀갔다. 이들은 주로 쓰임이 많았던 우뭇가사리와 미역 등을 채취했다. 제주 해녀의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등재를 계기로 울산 속에 존재하는 해녀문화에 대한 보다 큰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울산 해녀들의 부리는 제주에 있고 그 문화가 공동체 속에 깃들어 있다는 점에서 보존 가치가 충분하다. 해녀 대부분이 모여 있는 울산 동구지역에는 249명의 해녀가 지자체에 등록돼 있다. 나잠회에 소속된 해녀와 80세가 넘어 물질을 하지 않는 해녀를 모두 포함한 수치다. 하지만 해마다 울산 앞바다를 찾는 해녀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울산 해녀들의 평균 연령은 60대 이상이다. 물질을 할 수 있는 해녀들의 모임인 '주전어촌계 나잠회'에 등록된 48명의 해녀 가운데 50대는 단 3명 뿐이다.

특히 울산의 1세대 해녀들은 대부분 제주도 출신이다. 울산으로 시집을 오거나 남편이 울산 조선소에 취직을 하면서 삶의 터전을 울산으로 옮긴 것이다. 즉 명맥이 사라져가는 울산 해녀의 역사는 울산 근대화의 역사와 같이한 세월이다. 지자체에서는 지난 2007년쯤부터 해녀들을 위한 지원에 본격 나섰다. 동구청은 지난해까지 잠수복을 갈아입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해녀의 집'을 4곳 만들었고, 2008년부터는 잠수복도 지원하고 있다. 울산 해녀들만의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문화는 향토유산이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중요한 문화관광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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