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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과 태풍이 잇따랐던 울산지역에서 재난 대비 훈련 등 안전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를 반영하듯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서 재난안전체험시설을 설립했지만 겨울철에는 문을 열지 않아 '무용지물'이라고 한다. 50억원가량 투입된 이 시설은 대규모 인공 강우 장치를 이용해 침수와 범람 체험과 안전교육을 학생과 시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설치했다.

급류하천 횡단, 침수차량 탈출, 침수 계단 탈출, 침수공간 탈출, 강우강도 인지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시설을 체험한 학생은 개관 당일 재난안전연구원과 울산시교육청이 업무협약을 하면서 초청한 중학교 학생 50여 명이 전부다. 대학 관계자 등 성인을 합해도 90명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어찌된 일인지 상황을 알아보니 개관 9일째인 11월 1일부터 체험 활동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겨울철이 되면서 물이 차가워 체험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체험시설 재개장은 내년 4월로 결국 일 년에 절반은 개장하지 않는 시설이 된 셈이다.

재난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요즘도 체험시설 이용 문의 전화가 오지만 개장하지 않고 있으며, 11월부터 6개월간은 실험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올해 6월 말 울산학생교육원에 문을 연 안전체험관도 사정은 비슷하다.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운영을 중단한다. 개장 이후 5,000명 가까운 학생들이 이곳에서 지진, 화재 대비, 응급처치 등을 체험했지만, 겨울에는 아무런 역할을 못 하는 것이다.고지대인 울주군 상북면 배내골에 위치한 특성 때문에 학생들이 체험하기에는 너무 추워 또 다른 안전사고의 위험 등이 있다는 것이 학생교육원 측 설명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체험을 원하는 학생 수요가 많으면 안전시설을 강화해 겨울철에도 운영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겨울에도 안전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동구가 2013년 10월 동구보건소에 설치한 생활안전체험센터가 유일하다. 지진체험장, 심폐소생술체험장, 화재진압체험장, 열 연기 피난체험장 등을 갖춘 이곳은 12월 모든 주말 예약이 끝난상태다. 시민들의 안전체험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높은데도 정작 안전체험시설은 무용지물인 현상은 준비부족과 보여주기식 행정의 난맥상이다. 4계절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하루빨리 찾아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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