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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언양~영천 구간이 죽음의 도로가 되고 있다. 며칠전에도 또 사고가 났다. 지난 5일 오후 10시 36분께 울산시 울주군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언양휴게소 인근에서 고속버스(운전자 정모·62)와 25t 화물차(윤모·50)가 부딪쳤다. 이 사고로 고속버스 운전자 정씨가 중상을 입었으며 승객과 화물차 운전기사 등 4명이 다쳤다. 사고는 2차선에서 앞서 달리던 화물차를 고속버스가 뒤에서 추돌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서울방향 도로가 2시간가량 정체됐다.

지난 10월 13일 오후 10시 11분께 경부고속도로 부산방면 언양분기점 500m 앞 지점에서 관광버스가 콘크리트 가드레일을 들이받으면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 등 10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 사고가 난 구간은 확장공사 때문에 갓길이 거의 없는 편도 2차로의 위험한 곳이다. 그럼에도 완만하지만 2㎞ 이상 내리막이 이어져 과속하기 쉽고, 내리막 끝 지점에 울산으로 빠지는 나들목이 연결돼 있어 수 많은 과속 차량들이 울산으로 진입하기 위해 급히 차선을 바꾸는 지점이다.

대형사고 위험이 상존한 것이다. 경부고속도로 경북 영천~울산 언양 구간은 2011년도부터 55km에 걸쳐 4차로를 6차로로 확장공사 중이다. 도로 확장 공사를 이유로 기존 도로의 일부를 점유하였기 때문에 갑자기 차로가 좁아지며, 플라스틱 방벽이 아닌 콘크리트 방벽으로 막아서 충격 흡수가 안되고 도로법에 명시되어 있는 갓길조차 미비해 마의 구간으로 유명하다.평소 대형차량이 차선 두개를 물고 지나가는 게 일상화된 도로라 차선 변경이든 조향 이상이든 도로여건이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문제의 구간은 제때 사업비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공사 완공 기간도 몇차례 미뤄졌다. 찔끔예산으로 조기 공사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예산당국이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관리를 위해 골고루 예산을 배분하다보니 도로 등 기반시설 공사가 찔끔공사가 되고 말았다.안전이 우선되고 국가 물류 대동맥인 고속도로 공사마저 정치놀음에 뒷북만 치는 셈이다. 반복되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국가동맥인 고속도로 확장 등 반드시 필요한 구간의 공사는 집중적인 예산집행으로 공사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대로 방치하면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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