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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기업실적 악화와 내수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까지 겹치면서 연말연시가 빙하기다. 기업의 기부활동에 발목이 잡히고 연말을 맞아 들떠야 할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것. 예년과 비교하면 사뭇 달라진 세밑 풍경이다. 무엇보다, 울산지역 주요 기업들의 성금 기부가 예년에 비해 축소되거나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는 지역 내 기업들이 초반부터 이웃돕기 성금 모금을 주도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현재까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S-OIL의 연말 이웃돕기 성금 2억4,000만원 전달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실정이다. 울산 공동모금회는 지난해 대비 주요 기업들의 이웃돕기 성금이 8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기업, 단체, 일반인 등 사회 전체 모금액이 지난해 이맘때 보다 훨씬 저조하기 때문이다. 울산지역 한 기업 관계자는 "성금을 안 내지는 않겠지만 규모나 시기를 검토 중이며 각종 경비 절감 압력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올해는 목표액 달성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목표 온도 100도를 초과해 울산시민의 사랑이 그대로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온도탑 수은주는 공동모금회가 모금된 이웃돕기 성금 액수에 따라 사랑의 온도를 높여 울산시민에게 '이웃사랑'의 현황을 눈으로 보이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전국 최고의 소득을 자랑하는 울산이지만 주위를 돌아보면 하루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하지못하는 극빈층이 널려 있다. 특히 부모의 버림을 받은 어린이나 돌볼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우리 주변에는 이웃의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이다.

실물경제의 위기와 구조조정 바람이 이웃에 대한 주위의 관심까지 사라지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사랑의 온도탑의 온도만큼 우리 사회의 훈훈함이 전해져 이 겨울 소외된 이웃들의 얼굴에 넉넉한 미소가 피어나길 기대해본다. 진정한 행복과 기쁨은 마음의 곳간을 채우는데 있다. 최악의 경기 침체에다 지역 경제가 위기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주변의 이웃을 돌아봐야 한다. 불황 속에서도 경제적 양극화가 계속 진행됨으로써, 불우한 사람들이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희망이 되는 연말연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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