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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와 울주군이 시설물 안전관리를 위한 필수 자료인 설계도서조차도 보유하지 않은 채 엉터리로 주요 교량을 관리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시특법)'상 1·2종 시설물인 교량은 매년 정기점검과 매 2~3년마다 정밀점검 등을 실시하도록 돼 있다. 설계도가 없다는 것은 그동안의 점검이 수박겉핥기식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뜻한다는 점에 부실한 교량관리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감사원이 설계도서 보유 여부를 감사한 결과, 울산시와 울주군이 관리하는 8개 교량의 설계도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설계도서 미보유 교량은 태화강 하구에 놓인 구 명촌교를 비롯해 구 사연교, 망성교, 구영교, 점촌교, 통천교, 청량교, 덕하교 등 8개다. 이 가운데 구조물 노후화로 현재 철거작업이 진행 중인 덕하교와 내년에 철거 예정인 점촌교는 설계도서 미보유로 인한 큰 문제는 없지만, 다른 6개 교량은 사정이 다르다. 울산시가 관리하는 구 명촌교의 경우 산업로가 개설된 1968년 준공된 이후 지난 2000년 전면 보수·보강공사를 거쳐 30톤 이상의 차량 통행이 가능한 1급 교량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구 명촌교는 시특법 상 1종 교량임에도 불구하고 신 삼호교 등과 함께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아 9·12 경주지진 이후 보강공사가 시급한 상황인데도 준공도면이 없어 구조적 문제점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명촌교는 지반침하와 균열이 발생해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다. 최근 지진 여파가 영향을 주면서 내진 성능에 대한 시민 불안감이 높아진 데다 교량을 지나가는 차량 통행량도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여서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울주군이 관리하는 교량 중 설계도서가 없는 7개 교량은 모두 2종이지만, 시설물 유지관리를 위한 기초 자료가 없어 정기점검과 정밀진단 과정에서의 안전성 평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교량의 제원과 구조적 데이터, 시공상 주요 사항 등이 포함된 기본자료가 없는 탓에 체계적인 보수·보강방안을 세우지 못해 땜질식 처방이 되풀이된 것도 이 때문이란 지적이다. 울산의 교량 안전 문제가 대두되는 것은 설치지역이 대부분 연약지반인데다 20년 이상된 노후 교량이어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철저한 안전진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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