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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사인 무시가 부른 국민 사망률 4위 '자살'
[건강길라잡이] 생애주기별 자살 예방대책
2016년 12월 20일 (화) 20:37:47 조창훈 usjch@ulsanpress.net

우리나라가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OECD 기준인구로 표준화한 OECD 평균 자살률은 12명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지난해 기준 25.8명이다. 지난해 자살에 의한 총 사망자 수는 1만3,513명으로 1일 평균으로 환산하면 매일 37명이 자살로 사망한 것이다. 소아청소년기, 성인기, 노년기를 모두 비교했을 때 자살로 인한 사망자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성인기이다. 자살자 수 중 40대 자살자 수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최근 20~30대의 빠른 자살률 증가 경향이 관찰되고 있다. 박장호 울산대학교병원 자살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부터 각 세대에 따른 생애주기별 자살 예방 대책에 대해 들어봤다. 

   
▲ 박장호 울산대학교병원 자살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내원한 환자에게 자살 예방 프로그램 및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간 1만4천여명 하루 평균 37명
12년째 OECD 자살률 1위 불명예
정부-지자체 연계해 관리 필요성
정신건강증진 등 예방정책 추진을

# 15년간 자살률 3배 증가
보통 자살자는 경고 사인을 준다고 한다. 어떤 이는 '죽겠다는 사람 어떻게 말리냐'고 이야기 하기도 하고 개인적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다. 죽음의 개인적 선택에 대해서는 철학적이고, 지나치게 형이상학적인 주제이지만 현시점에서 자살의 사회적 책임 인식과 공감이 부족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자살을 개인적 책임으로만 돌리는 사회분위기가 팽배해 있으며 자살을 부끄러운 사건으로만 인식해서 숨기려는 경향도 있다. 자살을 개인의 자발적 의사에 의한 합리적 선택으로 간주하는 것과 동시에 수치스럽게 여기는 모순된 태도가 공존해 자살예방의 장애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살예방이 주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여러 단체 기관들에서 자살예방 활동을 시작하고 자살예방을 위한 조직을 만들고 있지만 전문성이 높지 않고, 기관들끼리의 역할 분담, 연계 등이 체계화 되어 있지 않다. 국민 사망 원인 4위인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투자하는 연간 예산을 모두 합해도 아직 수십억 원에 불과하고 직원 숫자나 예산도 극히 영세한 편이다. 

# 질병·경제 문제 등 다양한 원인
자살에 대해 정확하고 구체적인 원인을 알아야 대책을 세울 수 있는 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살의 원인과 최근의 급속한 증가 원인에 관해 아직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져 있지 않고 있다. 과연 자살이 우울증 등에 정신장애의 결과물인지, 아니면 실직, 실연, 입시 실패 등 스트레스 때문인지는 논쟁이 아직 진행 중이다.
 또 지난 15년간 자살률이 거의 3배가 올라간 현상을 두고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동안 우울증이 세 배 늘어난 것도 아니고, 현대화, 도시화, 가족 붕괴, 전통 가치의 파괴, 치열한 경쟁 등을 한국만 겪고 있는 변화라고 할 수도 없다. 어떤 전문가는 한국 사회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변화에 적응을 잘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적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자살이라는 행동을 너무 단순하게 평가한 결과다. 높은 자살률의 원인이 지나친 산업화로 인한 결과로만 설명한다면 우리나라 이 외에 경제적인 불평등이 더 많은 나라에서 자살률이 더 높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자살이라는 것은 다양한 원인,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경제적 요인에 의해 생기는 복잡한 현상이다.

# 자살 시도자 절반이상 사후 관리없이 방치
자살 행동은 자살사고와 자살시도, 그리고 성공한 자살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우리나라는 1년에 1만 5,000여 명이 자살로 사망하는데 대략 20~30만명 정도가 자살시도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살 시도 후 재시도의 위험은 연구에 따라 다르게 보고되고 있으나 1년내 16%, 4년까지 21%, 4년 이상에서 23%로 알려져 있다. 자살 시도자는 이후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 위험도는 일반 인구에 비해 10배 정도다. 자살 시도자는 최고의 자살 고위험군이며 그 수 역시 적지 않다.
 자살 예방활동은 스펙트럼으로 존재하고 있다. 크게 보편적인 개입(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인 프로그램), 선택적인 개입(고위험이라 예상되는 군에게 선택적으로 제공하는 선택적 프로그램), 집중적인 개입(실제 시도가 있었거나 자살사고가 아주 명백한 경우 제공하는 집중적 프로그램)이 있다.
 자살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범사회적인 노력과 지역단위의 정신건강증진, 자살예방 복지 서비스 제공자 간에 네트워크 구축, 자살 고위험자 특성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자살 예방 프로그램 마련, 자살예방정책의 추진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예산 및 공급체계의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 
 2013년도 국내 연구에 따르면 전체 자살 시도자의 절반 이상이 응급실 퇴원 후 아무런 치료 없이 자살 재시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울산대학교병원은 응급실에 내원하신 자살시도자 분들에게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여 자살 재시도율을 줄이고 적절한 사회적 자원에 연계시키고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대학교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수는 2015년 기준으로 293명이다. 연령별로는 10대가 8.5%였고 20~50대까지가 76.5%, 60세 이상의 경우 15%를 차지했다. 평균나이는 42.8세다. 그 중에서 여자가 50.5%로 좀 더 많았고, 신체적으로 건강한 환자가 66.9%였고 최근 급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0.7%,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20.5%였다.
 과거에 자살 시도 전례가 있었던 사람이 25.3%,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사람이 33.1%였으며, 자살시도자의 대부분은 기분장애 (우울증, 조울증), 물질 장애(알코올 관련 질환)가 많았다.
 자살 계획 측면에서 보았을 때, 사전계획을 한  경우가 9.6%, 충동적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72.7%, 계획 없이 자살 시도를 하는 경우가 17.7%였다. 자살 동기 측면에서 정신장애와 대인관계로 인한 원인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경제문제, 신체적 질병도 원인 중에 하나로 나타났다. 또한 말다툼이나, 꾸중, 특정 사건과 연관해 급격한 정서적 흥분으로 행동하는 경우도 17.1%, 음주를 하고, 자살을 시도한 경우가 49.8%로 각각 조사됐다.

# "괜찮니" 따뜻한 말 한마디부터
죽음을 이야기 하는 사람과 이야기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상황적으로 여의치 않다면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포용적인 태도로 들어주고 상황이나 감정, 태도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정서적 공감과 지지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왜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지, 또는 어떤 상황인지,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들을 같이 생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활발한 활동은 이러한 생각을 줄이고, 기분을 상승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체온상승, 근육 이완, 성취감을 느끼게 하여 정서적 고통이 감소하게 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신체적인 활동을 권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리=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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