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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의 기부문화는 전국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 연말에 실시하고 있는 '사랑의 온도탑'은 사정이 다른 모양이다. 경기 악화로 울산지역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사랑의 온도탑도 오름 폭이 더디기만 하다. 울산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개인기부자가 10% 이상 감소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울산의 경우 개인기부보다 기업들의 참여가 얼어붙었다. 경기 침체의 영향뿐만 아니라 태풍 '차바' 때도 수해 지원 성금을 냈던 기업들이 또다시 성금을 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이다.

올해 울산의 경우 목표 모금액은 58억5,000만원으로, 이 금액의 1%인 5,850만원이 될 때마다 1도씩 올라가 목표에 도달하면 눈금이 100도를 가리키게 된다. 현재 온도탑의 눈금은 27도를 가리키고 있다. 예전 수치 등을 참고했을 때 내년 1월 말까지 운영되는 사랑의 온도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12월 말까지 전체 모금액의 70% 이상이 모여야 한다는 것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지난해 1,000만원 이상을 냈던 기업 50여 곳 중 아직 성금을 내지 않은 기업을 상대로 기부 의사를 물어 예상 모금액을 계산한 결과, 목표 달성은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전망이다.

올해 기업들이 기부에 소극적인 이유는 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태풍 '차바' 때 많은 성금을 이미 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많은 기업이 같은 해에 고액의 성금을 또다시 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기업은 물론 개인들의 기부는 확산되어야 한다. 우리 주위에는 불우 이웃이 많다. 보육시설이나 소년소녀가장, 편부모가정, 독거노인, 차상위계층도 갈수록 증가 추세다. 무료 급식소를 전전하는 실직자와 노인들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울산의 사회복지시설들이 이웃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들에겐 겨울이라는 계절이 혹독하기만 하다. 행복을 찾고 싶어도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고난을 극복해 보려고 발버둥쳐도 좌절하기 일쑤다. 동체 세상이라면 이웃의 울분을 쓸어주고 눈물을 닦아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자신의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베풀어 본 사람은 '돕는 행복'을 말한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고 사랑을 나누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의 사회적 이윤환원 등 아름다운 기부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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