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해를 앞두고 현대자동차가 2,200여억원을 울산에 투자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현대차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할 소형SUV를 양산하기 위해 거액을 들여 울산 1공장 개선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공사는 내년 1월부터 두 달간 이어진다. 울산에 주력공장을 두고 있는 지역 대표기업의 대규모 투자 소식은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호재임이 분명하다. 혹자는 공장을 새로 짓는 것도 아니고 늘 해오던 개선공사인데 왠 호들갑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는 기존의 기반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한 근시안적 시각이다.

자동차 생산공장에 신차가 계속 수혈되고, 신차 생산에 적합하도록 공장 설비를 개선하는 것은 단기 일자리 창출 효과는 물론 지역경제와 연관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현대차는 신차를 투입할 때마다 크고 작은 공장 개선공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외부에서 보면 티가 잘 나지 않지만 지역경제에 무척 중요한 투자임에도 그동안 너무 평가절하된 측면이 있다.

만일 단일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현대차 울산공장에 설비투자가 중단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설비투자 중단-신차투입 중단-자동차산업 엑소더스'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지역경제에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현대차 협력업체 종사자는 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구당 3인 가족으로만 가정해도 120만명의 삶과 이들이 속한 지역경제가 자동차산업의 운명과 함께하고 있다. 현대차-협력업체-지역경제로 이어진 운명의 순환고리는 울산경제에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지역경제는 이미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핵심 사업장의 탈 울산 충격에 휘청이고 있다. 대규모 인구 유출로 상권이 죽고 빈집이 늘어나는 등 동구 일부 지역은 이미 슬럼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기반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 디트로이트에 이어 쌍용차와 평택, 한국GM과 군산 등 국내외 사례를 통해서도 이미 증명됐다. 안방시장 점유율 회복을 노리고 있는 현대차가 이번 소형SUV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다만 노사갈등 없이 제 때 양산에 들어가야만 신차효과를 극대화하고 기대를 현실화할 수 있다.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와 소형SUV의 성공이 우울한 지역 경제에 훈풍을 가져오는 나비효과가 되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