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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청춘은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다. 울산에서 태어나 이제 스무살을 맞은 청년 울산인들에게 스무살 새해를 맞는 마음은 남다르다. 광역시둥이(1997년 울산광역시 승격 해 태어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정유년 아침, 울산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울산에서 스무해를 맞는 광역시둥이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이 태어나 자란 울산에 무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만큼 성년 울산에 바라는 새내기들의 희망도 많았다.

소득수준 비해 문화시설 너무 부족 주말에 갈만한 곳 없어
남녀노소 어느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있었으면
관광객 유치 시도 좋지만 어떤 것을 보여줄지부터 고민을
시립도서관 오진곳에 지어서 시민들에게 유용할 지 의문

#광역시 20년, 이제는 재적인 성장 필요한 시점
대학생 김세현씨는 방학을 맞아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벌고 있다. 김 씨는 "울산이 광역시가 된지 20년이 됐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이제 스무살을 맞아 외형적 성장보다 내실화된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시민들의 공공 편의를 위한 시설에 대해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주문했다. 김 씨는 도로망이나 체육관 도서관 등도 중요하지만 거리에서 만나는 가장 기본적인 편의 시설에 대해 보다 세밀한 투자를 해주면 좋겟다는 주문을 했다. 비슷한 희망을 내놓은 스무실 청년들은 의외로 많았다. 김동석군은 "타 지역 사람들도 알 정도로 울산의 소득수준은 상당히 높지만 그에 비해 문화시설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며 "가족들이 주말에도 타 지역에 갈 필요 없이 울산에 머물며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을 많이 만들어 달라"고 전했다. 입대 날짜를 기다리며 요즘 한창 여유를 즐기고 있다는 박푸름군은 "울산은 젊은 사람들이 즐길 거리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울산시가 나서서 20대뿐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복합문화공간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다른 도시에서 버스킹이 활성화 된 것이 부럽다는 박하늘 양은 "최근에 버스킹하는 공간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울산은 제약이 많다"며 "좋아하는 문화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 프로그램에서 늘 갈증을 느끼고 있다는 박소연 양은 "울산에서 좋은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타 지역에 많이 간다"며 "한다고 해도 서울이나 부산에 비해 비정기적으로 열리고 상설화 되지 못해 언제나 아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보고 듣고 즐길수 있는 관광지 부족

올해가 울산 방문의 해라는 사실에 대해 새내기들은 들은 적이 있다고 이야기 하면서도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시도는 좋지만 어떤 것을 보여줄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울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대학을 다닌다는 김진수 씨는 "대구에는 김광석처럼 유명한 사람이 있어서 관광 테마로 잡기도 하는데 울산은 타 지역 친구들에게 소개할 관광지가 많이 없다"고 말했다. 또 "관광지까지 가는 대중교통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친구와의 만남이 항상 삼산동과 울산대 앞이라고 말하는 황석준 씨는 "서울이나 부산 등은 도서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친구들과 만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데 울산은 문화생활을 즐길 장소가 많이 없다"며 "시립도서관이 없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는데 지금 짓고 있는 시립도서관도 너무 외진곳에 지어져 시민들에게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윤서영 씨는 "울산이 관광객 400만명을 유치하고 울산방문의 해를 선포한다고 하는데 부산이나 서울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보고듣고 즐길 수 있는 관광거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행사나 축제가 열릴 때만 반짝하는 문화도시는 생명력이 없는 일회성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미령 씨는  "다른 지역에는 공연이나 관광을 위해 지하철로 편하게 환승할 수 있는데 울산은 일일이 걸어다니면서 환승 버스를 찍어야하는 점은 큰 약점"이라며 "길거리 공연이 많았으면 좋겠고, 타 지역에서 하는 전시를 울산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전시가 젊은 층도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광역시 20주년이 되는 올해부터라도 울산이 사람을 위한 도시, 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품격있는 도시로 거듭나길 희망했다.

# 야시장은 2시까지인데 버스막차는 11시

교통이나 칭안 등 기본적인 생활 불편을 지적하는 새내기들도 많았다. 매일 통학하는데 한 시간을 소요한다는 김동하 씨는 "울산에 살면서 가장 와 닿았던 것은 열악한 교통 환경"이라며 "대학생뿐 아니라 중·고등학생 및 직장인들의 편의까지 생각해 지하철 개통이나 도로 환경 개선 등의 방안을 하루빨리 시행해 더 나은 울산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남동 젊음의거리에 자주 나간다는 변지영 씨는 "야시장이 생기고 난 후 젊음의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며 활발한 거리가 돼서 참 좋다"며 "야시장 운영시간이 새벽 2시까지인데 반해 버스 막차 시간은 11시라서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 울산시에서 대책을 강구 해 줬으면 한다"고 희망사항을 전했다.
 밤 늦게까지 일을 한다는 박성은 씨는 "요즘 밤늦게 귀가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범죄 뉴스를 보면 무섭다"며 "으슥한 골목을 밤늦게 지나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도록 보다 환한 밤거리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건희 씨도 "친구들과 밖에서 밤 늦게까지 있다보면 버스 막차 시간이 너무 일러서 집에 갈 때 힘들다"며 "새벽에도 집에 안전하게 갈 수 있는 대중교통 시간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북구 연암동에 사는 김다연 씨는 "조금만 늦어도 집 주변이 어두워지는데 가로등이 많이 없어서 집에 들어가는 길이 무섭다"며 "밝은 길을 걸으며 안전한 귀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민우 씨는 "타 지역과 달리 버스만 있는 울산에서 지하철이나 열차가 있어서 환승하기 편했으면 좋겠다"며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장소가 항상 삼산동과 성남동으로 한정돼 아쉬움이 많다며 앞으로 다양한 장소에서 시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별다른 대중교통 없는데 시내버스 막차 너무 빨리 끊어져 불편
골목길 너무 어두워 늦은 귀가때는 불안 치안대책 마련 됐으면
토익같은 전문학원 많이 부족하고 교육시설 지역 편중 심각해
어른들 유흥업소만 많아…친구들 만날수 있는 공간 너무 부족

# 학교나 공원 등에 쓰레기통 마련해줬으면
기초질서에 대한 지적을 하는 새내기들도 있었다. 길가에 쓰레기를 보면 기분이 좋지 않다던 황진원 씨는 "울산은 한참을 걸어도 길가에 쓰레기통을 찾기가 어렵다"며 "학교나 공원 등에 쓰레기통을 많이 설치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매일 버스를 이용한다는 김우중군은 "삼일여고가 있는 선암동 입구가 너무 좁아서 아침마다 차가 너무 막힌다"며 "울산시에서 삼일여고부터 활교개 교차로까지의 도로를 아파트 재개발 때에 맞춰 개선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른들을 위한 유흥업소만 너무 많아
교육분야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새내기들은 한결같이 학교주변 시설과 부족한 교육인프라에 대해 지적을 쏟아냈다. 동구에 산다는 안주용 군은 "토익학원 같은 전문 학원이 많이 부족하다"며 울산의 교육시설은 지역 편중이 심한데다 다양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문성현 씨는 "울산은 산업도시라 그런지 어른들을 위한 유흥업소가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아직 어린 친구들은 그 앞을 지날 때 민망할 때도 많아 울산시에서 이 부분을 개선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동재 씨는 "학교 주변 아스팔트들의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이 넘어지기도 한다"며 "갈라지거나 울퉁불퉁한 길을 하루빨리 정비해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홍래·차은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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