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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회부터 호평을 받은 국내 최초 산악영화제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외부적 요인으로 울산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이 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울산시와 울주군의 엇박자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울주군이 혼자 주도하는 행사가 될 모양이다. 지난해 영화제 명칭 문제로 갈등을 빚다 예산 지원을 철회한 울산시와 해묵은 앙금을 풀지 못한 탓이다. 문화 콘텐츠를 두고 시와 군이 벌이는 갈등은 모양이 좋지 않다.

올해는 특히 '울산 방문의 해'로 어느 때보다 협력이 필요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울주군은 올해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오는 9월 21일부터 25일까지 닷새간 개최키로 하고, 오는 4월 30일까지 출품작 접수를 시작하는 등 이미 행사 준비에 착수했다. 울주군은 올해 영화제 행사비를 지난해보다 5억 원이 늘어난 총 25억 원으로 잡고, 전액 자체예산으로 확보하기 위해 당초예산에 편성해놓은 상태다.

울산시의 도움 없이도 지난해 첫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른 만큼 올해 '나홀로' 행사도 자신 있다며 단독 개최를 기정사실화했다. 군은 올 예산 편성과정에서 시에 지원을 요청할 명분이 없고, 또 지원을 받아낼 가능성도 없다고 판단, 아예 시에 협조공문을 보내거나 지원 요청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영화제 전체 예산 20억 원 중 절반씩 부담키로 하고 10억 원을 편성했다가 철회한 울산시는 올해 당초예산에 영화제 보조금 편성을 제외했고, 협의 창구나 협력방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명칭 때문이다. 울산시는 첫 영화제를 앞둔 지난해 5월 영화제 명칭을 울산 전체를 대표하는 '영남알프스 세계산악영화제'로 바꿀 것을 요청했으나 군은 울주가 빠진 명칭은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악영화제가 울산시 보조사업이 아니라 군 자체사업이고, 시간이 촉박해 이름을 바꾸기 어렵다는 이유를 달았다. 시는 군이 명칭 변경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하자 행사 지원비 10억 원을 철회했고, 이에 맞서 군은 전액 자체예산으로 하겠다며 추경에서 예산을 확보해 제1회 영화제를 단독으로 치렀다. 산악관광은 울주군만의 것도 아니고 울산시 전체를 대표하는 관광브랜드다. 그런점에서 산악영화제를 두고 명칭문제로 시와 군이 대립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소모적인 갈등보다는 울산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 협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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