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의 대표적인 벚꽃길인 작천정 벚꽃을 울산의 독립운동 역사와 함께 테마화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제 강점기 울산지역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돕기 위해 심은 것으로 알려진 작천정 벚꽃길이 지역의 대표적 축제 명소로 거듭난다는 소식이다. 울주군이 올해 8,000만원을 들여 벚꽃축제를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삼남면에서 이장단이나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축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든다. 축제는 4월 초순 벚꽃이 만개하는 시점을 전후로 1주일 정도 열린다. 삼남면 신불산군립공원 입구의 작천정 벚꽃길은 수령 100년 안팎의 벚나무 300여 그루가 1㎞ 정도 긴 터널을 이루어 꽃이 필 때 장관을 연출하고,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다.

작천정 벚꽃길 인근 '청사대'에서 삼남, 언양, 상북면 인사들이 모여 독립운동을 논의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독립운동을 논의하던 인사들이 일본경찰의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작천정 일대에 벚꽃나무를 심었다는 유례가 있다. 울주군은 작천정 벚꽃길 조성사업을 위해 최근 2년여 동안 65억원을 들여 벚꽃길과 주변 사유지를 모두 사들였다.

꽃이 필 때면 사유지 등지에서 영업하는 잡상인때문에 무질서가 극심하자 직접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또 작천정 벚꽃길 옆에 4만2,000여㎡ 규모의 다목적 광장을 만들어 다양한 공연과 체육행사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울산의 경우 해마다 수많은 축제가 양산되고 여기에 시민 혈세가 투입되지만 실제로 그 효과는 초라하다. 정부가 선정하는 우수축제로 선정된 축제가 하나도 없는 도시가 울산이다.

울산에는 처용문화제, 산업축제, 불고기축제 등 광역시와 지자체별로 무수한 축제를 시민혈세로 쏟아 붓고 있다. 모두가 하나같이 행정기관이 축제 전반을 맡아 추진하는 구조다. 성공한 축제들은 대부분 민간이 주도하고 관이 홍보를 지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특히 한 가지라도 축제 특색을 살릴 수 있는 확실한 아이템, 그 축제에 가면 무언가 새로운 것이 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민이 중심이 된 작천정 벚꽃 축제가 제대로 만들어진다면 차별화로 성공할 수 있다. 특히 독립운동을 소재로 작천정과 벚꽃을 연결하는 작업은 적절해 보인다. 보다 심도 있는 준비로 성공한 축제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