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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이사 겸 국장

□ 정유열국지 길라잡이
두 번째 연재가 끝나자 강호민초들의 탐독열기가 심상찮다. 대강은 알아챘지만 열국지에 등장하는 사부제위들과 첩자졸부들의 면면은 각주가 필요하다는 댓글이 여럿 달렸다. 독자 제위의 탐독에 해설이 필요한 부분은 가능한 설명을 달고 있지만 시작과 함께 부연하지 못한 점은 송구할 따름이다. 이에 주요 등장인물과 각 방파 구성을 대략 알리기로 했다. 참고로 계파의 명칭이나 등장인물은 대부분 실존인물이기에 무협소설의 성격상 가상의 이름으로 바꿔 사용한다.

□ 열국지 개관도
이번에 연재하고 있는 정유열국지 무대는 조기대선으로 향하는 대한민국 정치권이다. 누리방파(새누리당)와 수정방파(바른정당)에는 친박졸파와 비박골파가 자리하고 있고 좌성방파(더불어민주당)에는 친문노파와 비문대파가 기둥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지원달공(박지원)이 이끄는 중도방파가 강호의 세력을 분할하고 있다. 최근 중원연합(UN)에서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기문보공(반기문)이 양산문공(문재인)과 일합을 겨룰 지세지만 내공이 검증되지 않은 기문보공의 출사가 공개된다면 그 양상은 달라질 여지가 많다. 이밖에 미미하지만 강호에 세가 현실로 존재하는 철수만공(안철수)와 강진손공(손학규), 원숭좌공(박원순), 성남직공(이재명), 무대신공(김무성), 승민우공(유승민)도 가끔 등장한다. 무엇보다 열국의 조기대선판을 이끈 와대외박(청와대 박근혜)과 순실잡녀(최순실)는 열국지의 핵심이다.

양산무공 좌성방파 일찌감치 일합 채비
원숭좌공·성남직공 급소공략 견제 살수

중원연합 기문보공 독자신공 구사하자
누리방파·수정방파, 합방 비책 찾아 분주

누리방파에 저승사자가 돌아왔다. 명진판관이 비상대권을 쥐고 친박졸파의 골수를 겨냥했다. 순실잡녀가 뿌려놓은 인분을 주워담고 후각을 유린한 악취를 제거하겠다는 명진판관의 안광이 빛났다. 딱 10년전이다. 방파의 이름이 바뀐 나라방파가 침몰위기에 있을 때 작두 하나 쥐고 이들과 대면했다. 그 때 얻은 이름이 저승사자다. 부패적통의 방파를 깨부수고 청렴신공으로 환골탈퇴하려 했던 10년전의 기상이 아직 퍼렇지만 친박졸파의 골수참모들의 저항은 그 때보다 더 거셌다.

순천정공은 스스로 나가 떨어졌고 청문활극장에서 조잡하수로 흥분지수만 올린 완영공은 단칼에 잘라버렸지만 청원대공과 경환합공은 위기 때마다 써먹은 백의종군권법을 전면에 깔고  만만전술과 후통송사로 맞섰다. 10년 더 다져진 내공에 검술의 속도와 세기가 더한 명진판관의 위세 앞에 친박졸파의 후래배들은 백지위임장을 공손히 받쳤지만 친박졸파의 암수는 잡술에 있기에 장기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즈음 급보가 전해졌다. 중원연합방에서 돌아온 기문보공이 독자신공을 구사한다는 급전이었다. 강호의 질서를 관장하는 천하율법을 뜯어 고치자고 전서구를 몇차례 띄웠을 때, 무소식이었던 이유가 분명해졌다. 친박졸파의 기사회생 암수는 이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비박골파에게도 낭보는 없었다. 청원대공과 경환합공만 제거하면 결국 바꿔 단 방파 깃발 아래 다시 하나가 될 것이란 강호의 풍설이 발목을 잡고 있어 수정방파로 바꾼 이름이 쑥스럽기만 한 시간이다.

무엇보다 독을 품은 외사감찰의 집요한 금괴비리 심문에다 율법해설소의 발빠른 자격심사 행보도 심상찮다. 삼별대방의 재용부공이 철야심문에 지쳐 있고 로대유방과 화약대방의 신방주와 김방주의 소환도 공포된 상태다. 자격심사의 속도를 높여 해석결정의 시간을 당길 기세가 여러곳에서 감지되자 강호 출사를 앞둔 방파제위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한철판관은 툭하면 신속결정을 흘리며 와대외박이 쥐어준 임명서찰을 불사를 눈치다. 잘하면 벚꽃대회전이 성사될 수도 있을 법하지만 이대로 가면 양산문공의 좌성방파가 강호를 무혈접수할 수도 있기에 합종연횡이 분주해졌다. 양산문공과 겨뤄 강호서열판의 상층부로 진입하려는 원숭좌공은 잔불민심의 본질훼손을 거론하며 견제구를 날리고 성남직공은 독학으로 연마한 살수독침으로 양산문공의 급소를 공략하고 있다.

강진손공은 기문보공의 귀환을 맞아 토굴에서 숙성시킨 개정율법을 다시 꺼내들었다. 중도신공을 천하율법의 뼈대로 삼아 강호대권을 분산하고 견제무공과 합치신공을 곳곳에 삽입한 개정율법을 출간할 시점이다. 기문보공의 응답도 받았다. 전서구를 통하진 않았지만 열국나발통수들의 전언에는 분명 자신과 기문보공의 속내가 다르지 않음이 읽혔다. 철수만공 역시 마음은 급하지만 대안이 안보였다. 지난시절, 보검을 꺼내 시퍼렇게 날을 갈다 손끝을 베인 적이 어디 한 두번인가. 이젠 칼을 들기가 두려울 지경이지만 그래도 지원달공이 있다. 천하잡수와  독심암수에 좌성신공까지 통달한 책사가 그에겐 여전히 남아 있다. 철수만공은 손가락 마디마다 굵게 자리한 상채기를 만지면서도 지원달공이 울려줄 울림통 소리만 기다리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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