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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넘긴 현대중공업 임단협이 여전히 답보 상태다. 현대중 노사는 올해 설 연휴 전 타결을 마지노선으로 사실상 매일 노사협상에 돌입했다고 한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노사는 최근 매일 만나 지난해 임단협 협상안을 놓고 교섭을 벌이고 있다. 노사는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은 그동안 해온 정규 교섭을 벌이고, 화요일과 목요일은 대표 교섭이라는 명목으로 다시 만난다.

금요일에는 회사 현안 등을 논의하는 'TF 교섭'이라는 이름으로 노사가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댄다. 정규 교섭과 TF 교섭은 지난해 상견례와 연말부터 각각 시작했고, 대표 교섭은 올해 들어 지난주부터 처음 시작했다. 주말과 휴일을 빼고는 주중 5일 내내 노사 대표가 만나서 대화하는 셈이다.

노사의 집중 교섭은 타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합원 사이에서도 설 전 타결 기대감이 적지 않다. 노사는 앞서 올해 처음 지난 4일 열린 69차 교섭에서 설 연휴 전 협상을 강조하기도 했다. 강환구 사장은 "설 전에 교섭을 끝내자"고 노조에 제안한 바 있다.

조선업 불황 위기가 올해는 더 심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작년 임단협이 지지부진하게 계속 끌고 가는 것은 더 큰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는 안팎의 우려가 크다. 노조는 2016년 임단협안에서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퇴직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매월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주장했다. 회사는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단체협상과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선택적 근로 시간제 및 재량 근로 실시 등을 노조에 요구한 상태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23일 58차 교섭에서 제시안을 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흑자 경영을 고려하지 않은 제시안인데다 구조조정부터 중단하라"고 반발하며 거부했다. 추가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협상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서로가 지혜를 발휘할 때다. 어느 때보다 국내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 동구지역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의를 생각하는 자세로 노사가 현실적 목표를 위해 양보해주기 바란다. 설전에 타결의 낭보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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