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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남구가 고래생태체험관에 새로운 고래를 수입하려하자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울산 남구는 전국에서 하나 뿐인 고래특구를 기반으로 고래관련 콘텐츠 확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굳이 남구로 국한하지 않더라도 고래는 울산을 대표하는 문화관광 콘텐츠다.

고래와 한반도는 문화의 시작을 알리는 증거이자 울산이 오래전 한반도에서 선사인이 살기 좋은 땅으로 지목한 결정적인 증좌가 된다. 이 때문에 고래는 울산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귀중한 문화적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남구는 굴뚝 산업의 일번지인 지역의 이미지를 고래문화라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바꿔가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바로 고래박물관과 고래바다여행선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고래박물관은 고래 유물과 역사 중심의 전시물이 다소 정적이고 무거운 느낌을 주고, 바다에서 돌고래를 구경하는 고래바다여행선도 날씨 등에 따라 고래를 볼 수 없는 등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고래생태체험관은 역동적이고 살아 있는 고래를 보여주는 특별한 테마관광지로 각광을 받아왔다. 여기에다 어류수족관과 4D영상관, 장생포 디오라마관(배경 위에 모형을 설치해 실물을 재현한 장치) 등 구경거리가 많아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전국에 산재한 대형 아쿠아리움에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장생포라는 독특한 고래사냥의 역사와 어우러져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고래생태체험관 관람객은 개관 이듬해인 2010년 28만7,000명에서 2015년 44만4,900명으로 5년 만에 55%나 증가했다.

문제는 고래다. 그동안 수입한 돌고래 3마리, 수족관에서 태어난 새끼 2마리 등 5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폐사가 고의적인 일이 아니기에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관리주체가 이 사실을 숨기거나 왜곡하면서 불신을 키웠다. 바로 이 같은 사정 때문에 고래의 추가 수입에 대한 시선도 불편해졌다. 그렇다고 고래의 추가 수입을 마냥 늦출 수는 없다. 이왕에 운영 중인 고래생태체험관이 제대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고래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고래 없는 고래도시로 허울뿐인 이미지 전략이 될 수 있는데다 고래와 대면하기 위해 장생포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의 기대를 저버려서도 안 되는 일이다. 문제는 공존이다. 투명한 행정과 친환경적인 생태계 유지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반대논리에 대한 설득도 어렵지 않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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