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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조류 인플루엔자(AI)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는 울산시가 충북 보은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오자 긴장하고 있다. 울산시와 5개 구·군은 이날 현재 위기상황 '심각' 단계를 유지 중인 AI 재난안전대책본부와 연계해 구제역 상황실을 통합 운영에 들어갔다.
 
정부도 이날 충북 보은에 이어 전북 정읍에서도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옴에 따라 전국 모든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일시 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을 발동했다. 울산의 자치단체도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지역에서 가장 많은 구제류 가축을 사육하는 울주군은 지난 2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진행하는 구제역 예방백신 접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농가별 소독과 예찰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울주군에는 현재 총 1,789농가에서 소·돼지·염소 등 우제류 6만7,7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군은 이들 가축 중 소 9.481마리를 비롯해 염소 448마리, 사슴 20마리 등 총 9.949마리에 대해 이번 달 중 구제역 예방백신 접종을 끝낸 계획이다. 군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충북 보은군의 젖소 사육농장과 군내 축산농가는 별다른 역학 관련 사항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해 현재 AI 확산을 막기 위해 운영 중인 거점소독시설 1곳과 통제초소 7곳을 활용해 축산차량 소독을 강화하고, 6급 공무원 116명을 투입하고 있는 AI 방역초소 책임근무제도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구제역 위기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다. 겨울철 마다 되풀이 되는 구제역이나 AI 공포는 울산도 예외가 아니다. 한번 발생한 구제역 등은 확산 속도가 빠르다. 먼곳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이한 생각은 화를 키운다. 방역당국도 이미 모든 지역을 감염 위험지역으로 설정해 방역에 나선 상황이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와 구제역이 또다시 확산된다면 초동 대처에 실패로 인한 인재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03년 12월부터 지난해까지 AI·구제역이 연속적으로 발생해 큰 피해를 안겼다. 애써 키운 가금류와 소·돼지를 땅에 묻은 축산 농민의 정신적 피해를 제외하고 살처분에 따르는 직접적인 재산피해만 수 천억 원에 달했다. 피해가 생기는 것을 막으려면 당국의 빠른 판단과 선제적인 조치가 필수적이다. 긴장을 늦추지 말고 선제적인방제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한번 뚫리면 걷잡을 수 없는 것이 전염성 재앙이다. 시민들과 축산농가들의 협조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위기를 공동대응으로 잘 극복해 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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