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울산이 지난해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소매판매 규모가 역성장했다. 현대중공업발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증가와 인구감소가 소비 급감 현상을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6년 4분기 및 연간 시도 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전국 소매판매 규모는 전년대비 4.1% 증가했다. 특히 제주 지역의 소매판매는 대형마트(26.6%), 슈퍼마켓·편의점(10.0%)승용차·연료소매점(3.8%) 등에서 판매 규모가 늘어나면서 10.8% 성장해 유일하게 두자릿수 증가하면서 전국 1위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어 인천(4.7%)과 서울(4.3%)이 뒤를 이었다.
앞서 제주는 2012년(8.9%)과 2014년(5.9%), 2015년(8.4%)에도 전국 소매판매 증가율 1위를 연거푸 차지했다.
반면 울산 소매판매는 승용차·연료소매점(1.1%), 슈퍼마켓·편의점(2.2%)의 증가분에도 불구하고 백화점(-6.7%), 전문소매점(-1.2%) 등에서 감소하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년대비 감소(-0.6%)했다.
울산지역의 이같은 소비감소는 실업률 증가와 인구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울산지역 실업률은 4.3%로 전년(3.0%)대비 1.3%P 상승했다. 중공업 업황이 좋지 않고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지역 실업률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또 지난해 태풍의 영향과 울산지역 인구감소도 소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서비스업 생산부문에서도 지난해 전국 기준 3.0% 성장했고, 대부분 지역이 2~4% 대로 고르게 성장했지만, 울산은 전문·과학·기술(-7.9%) 부문이 크게 감소하면서 유일하게 1%대 성장률(1.1%)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로 좁혀봐도 울산의 부진은 눈에 띄었다.
2016년 4분기 서비스업생산은 전년동분기대비 16개 시·도 모두 나란히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제주(5.6%), 인천(4.4%), 경기(3.9%) 등은 보건·사회복지, 금융·보험, 도소매업 등에서 호조를 보여 증가율이 높았다.
하지만 울산(0.2%), 경남(1.5%), 경북(1.8%) 등은 숙박·음식점, 부동산·임대, 전문·과학·기술 등에서 부진하며 하위권을 기록했다.
4분기 소매판매에서도 울산(-3.0%), 대구(-1.7%) 등 2곳만 백화점, 전문소매점 등에서 판매가 줄어 전년동분기대비 감소했다. 울산은 3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다.
통계청 관계자는 "제주도의 경우 투자활성화와 함께 지난해말 외국인 입국자가 12.3%나 늘면서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여진다"며 "반면 울산은 실업률 증가와 인구감소, 태풍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면서 소비 급감을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ulsanpres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