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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어진 유곽 거리모습.

1930년대 울산 울주군 서부 6개 읍면을 주 무대로 호랑이가 활동해 왔고, 사향노루는 두동면, 학은 청량면과 범서읍에서 집단으로 둥지를 틀었다는 내용을 담은 학술자료집이 발간됐다. 이 자료집에는 또 제주 해녀들이 울산을 왕래했다는 사실도 기록됐다.
 울산 대곡박물관(관장 신형석)은 1933년 당시 울산지역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울산군향토지'(1933년) 번역본(국역)을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책에는 울산의 동물 분포도가 상세히 기록됐다.
 호랑이는 울주 서부 6개 읍면인 범서, 두동, 두서, 언양, 상북, 삼남 등 서부 6개 읍면을 주 무대로 할동하면서 북구 강동 무룡산과 울주군 웅촌면에서도 목격됐다.
 살쾡이는 청량, 상북에 서식했고, 사향노루는 두동, 살쾡이는 청량과 삼남 일대가 주 무대였다.
 원앙은 범서, 해오라기는 삼남, 메추라기는 울산읍(현재 중구 중심지인 성남, 우정동 일대)과 하상에서 각각 목격됐다. 또 학은 청량과 범서를 서식처로 활동했으며, 백조는 하상면(현재의 병영 일대)에서, 기러기는 하상, 농소에 집단 분포했다.
 이외 울산에는 은어, 잉어, 연어, 숭어, 뱀장어 등이 태화강과 회야천, 동천 일대에 서식했고, 재첩과 모래무지는 울산읍과 하상을 중심으로 분포했다.
 특히 고래는 동면(현재 방어진 일대)과 대현면(현재의 장생포) 등지에서 많이 목격됐고 상어도 동면, 대현면, 온산읍에 서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어는 동면에서 많이 잡혔는데, 이는 방어진항으로 불린 유래로 추측됐다.
 이 책은 경남도가 1932년 8월 농촌 계발을 목적으로 지시하면서 편찬 착업이 진행됐다. 울산군내 5개 소학교와 18개 보통학교가 먼저 읍면 단위로 조사하고, 각 읍면 향토지를 편집해 그해 12월 울산군(현재의 울산시와 울주군을 합친 행정지명)에 제출됐다. 울산군 교육회가 각 학교에서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1년 지난 1933년 3월께 완성, 등사했다.


 책은 인쇄본이 아닌 등사 판본으로, 192쪽 분량이다.
 책은 △향토의 연혁 △향토의 자연지리 △향토의 문화 △향토의 특수방면 △향토의 총괄 등으로 구성됐고, 1930년 무렵 일제강점기 울산 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90여 개의 표와 통계적 자료도 다수 실렸다.
 1933년 울산군의 인구는 14만4,140명(한국인 14만709명, 일본인 3,401명, 외국인 30명)으로 기록됐다. 인구 이동으로는 제주 해녀들이 울산을 왕래하고 있다는 사실도 기록됐다.
 또 당시 울산 사람들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내용과 울산 곳곳의 주요 명승지에 대한 해설도 수록됐다.
 신형석 대곡박물관장은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앞두고 울산 지역사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체계적 인식이 요구되고 있다"며 "이번 번역서가 울산 근대사 이해와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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