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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창훈 사회부기자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더 격렬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배우 유해진이 한 광고에서 했던 말이다. 이 말은 현재 돌고래 사육 논란의 중심에 선 울산 남구에 딱 어울린다.
 지난 9일 동물학대 논란에도 남구가 일본에서 수입한 돌고래 2마리 중 1마리가 나흘만에 폐사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돌고래 사육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진보정당 등은 돌고래 수입 허가를 내준 정부를 비판하며 관련 법률 개정까지 추진 중이다. 논란의 시발점이 된 남구에게는 남은 돌고래를 바다에 방류하고 수족관을 폐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주장과 비난이 거세지고 있지만 남구가 선택한 것은 무대응이다.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차이가 나고, 논란 확산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남구의 전략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손바닥이 마주치지 않다 보니 소리는 조금씩 작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이 지나간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남구는 지난해 돌고래 2마리 폐사를 숨겼다가 비난을 받은 지 1년만에 같은 일이 되풀이됐다. '돌고래 죽음'은 2년째 남구가 중점 추진하는 '고래 관광'을 덮었다. 현재 남은 돌고래는 4마리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이번 사태 초기부터 남구에 민관합동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있다. 최근 남구 야당 의원들은 '남구청 돌고래 폐사 긴급토론회'를 열어 남구를 초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구는 무대응 방침을 고수했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대화를 통해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시민단체와 남구의 주장과 인식이 정반대라 충돌은 불가피하더라도 차근차근 이견을 조율해 나가야 한다. 돌고래 사육에 대한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남구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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