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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의 위기확산과 동구경제 추락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대중공업은 자산매각, 대규모 구조조정에 이어 분사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현대중공업이 처한 현실과 절박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동구지역의 경기도 덩달아 끝없는 침체에 빠졌다. 계속되는 조선업 불황으로 협력업체를 비롯한 수 천명의 근로자가 일터를 떠났고 수 많은 상가가 폐업하면서 '탈 동구, 탈 울산' 현상이 뚜렷하다. 폐업을 겨우 모면한 상인들도 살 길이 막막하다는 한탄뿐이다. 동구의 한 교회는 "최근 신도가 30% 가까이 감소했다"며 종교업계도 경기한파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다는 점이 걱정을 키운다.

조선업과 동구의 추락은 '기업과 지역경제의 공생관계'를 대변한다. 기업과 지역경제는 흥망성쇠라는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나 다름없다. 이미 미국 자동차산업 붕괴와 디트로이트시 몰락에서 경험했다. 울산경제의 또 다른 불안요소는 연이은 자동차산업의 위기다. 한 때 내수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했던 현대차는 작년 30%초반까지 점유율이 떨어졌다. 수입차와 경쟁사의 약진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제는 중국차까지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갈수록 경쟁구도가 치열해지고 있다. 얼마 전 중형SUV를 출시한 중국차가 조만간 전기차 등 라인업 다양화를 계획하고 있어 현대차의 국내시장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그런데도 현대차노조와 조합원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파업을 벌이는 등 위기상황과는 전혀 딴판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임단협 노사협상도 난항이 예상돼 위기극복의 절박한 시기에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이러다간 현대차마저 추락의 전철에 오를지 모른다.

조선업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이 순식간에 침몰 직전까지 내몰린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기업의 구성원들이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역 경제전문가의 일침은 새겨들을 부분이다.

아울러 시와 시민들도 지역기업 살리기에 조력해야 한다. 기업이 침체되면 지역경제도 활기를 잃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업을 격려하는 풍토가 자리잡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현대차노조가 포함된 노동계의 현대중공업 주주총회장 난입사태는 위기탈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다. 지금은 지역기업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기업인과 근로자, 시민, 노동계 등 전방위적 대협력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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