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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를 앞둔 카프로가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발단은 국내 유일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 생산기업인 카프로의 최대주주인 효성이 박승언 카프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하는 의결권 대리행사를 공시하면서 촉발됐다.

 8일 금융감독원·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나일론 섬유 원재료인 카프로락탐을 만드는 카프로 지분은 효성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각각 11.65%, 9.56%씩 총 21.21% 보유하고 있다. 5% 이상 지분을 가진 단일주주는 효성·코오롱인더스트리를 제외하면 없다.나머지는 우리사주조합 0.03%, 소액주주 77.47%이다.
 효성 측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오는 24일 주총에서 기존 경영진을 교체하기로 했다. 반면 박승언 대표를 비롯한 기존 경영진은 연임을 원하고 있다.
 효성은 수년간 적자를 일으킨 현 경영진을 교체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새 경영진을 선임해 실적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효성은 지난 7일 의결권대리행사권유 공시에서 "대주주인 효성은 저가의 카프로락탐을 국제시장에서 대량 구매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카프로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경영 정상화를 도왔다"며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효성이 추천하는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에 박승언 대표 등 현 경영진은 효성의 주식 대량매도로 주가가 폭락했다며 자격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박승언 대표는 경영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 표명서를 제출하며 약 79% 지분을 가진 소액주주를 상대로 의결권 위임 권유에 나섰다.

 박 대표는 "효성은 카프로가 경영악화로 존폐 위기까지 처했던 지난 수년간 주식을 지속 매각했고, 2015년부터는 효성측 이사진이 전원 사퇴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외면했다"며 "특히 지난해 8월말에는 이틀 동안 330만주(8.25%)를 장내 매각해 주가 15%가 폭락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번 주총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프로는 1969년 설립해 1974년 수입에만 의존하던 나일론 원료 카프로락탐을 국내 첫 생산했다. 이후 1989년 제2공장, 2000년 싸이클로헥산 공장 준공 등을 하며 연간 27만톤 이상의 카프로락탐을 생산하고 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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