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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세를 보였던 국제 유가가 다시 하락했다가 횡보하면서 해양플랜트 시장 회복을 기대했던 조선업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발주 시기를 늦추는 것은 물론 기존 계약 물량에 대한 인도 시기도 지연되고 있어 조선소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넘게 배럴당 50달러대를 유지하던 국제유가가 4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앞으로 유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는 한풀 가라앉았다. 16일 다시 국제유가가 50달러대로 올랐으나 향후 배럴당 40달러대 초반까지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해양플랜트의 발주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 연초부터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발주량이 급감한 선박을 대신해 침체된 시장을 끌어올릴 핵심 선종으로 부상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 호그LNG로부터 FSRU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의 계약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약 2700억 원 안팎에 수주했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달 들어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서 해양플랜트 시장이 다시 얼어붙자,계약을 취소하거나 인도 연기를 요구해오지 않을까 업계는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 2년 동안 저유가가 지속되자 현대중공업을 비롯 국내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 발주처의 일방적인 계약취소와 인도연기로 인해 마음고생이 꽤나 심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2015년 노르웨이 프레드올센 에너지로부터 현대중공업에 납기 지연을 이유로 7억 달러의 시추선 건조 계약해지를 일방 통보받았으며, 2014년 말까지였던 인도할 예정이던 5억7,000만 달러의 시추선도 발주사 씨드릴에 인도하지 못했다. 

 시추업체들이 내세운 계약해지 사유는 인도지연이나, 실질적으로는 2014년 국제유가 급락으로 해양플랜트 시장이 침체되면서 기존 발주한 설비들의 인도연기 요청과 계약해지에 나선 것이다.
 다행히 현대중공업은 최근 존 프레드릭센이 이끄는 씨탱커스(Seatankers)란 업체와 재매각 계약을 체결하며 두 개 해양플랜트에 대한 인도가 가능해졌으나, 매각대금은 수주액의 절반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대형 석유기업들은 그동안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여 해양플랜트의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0달러대까지 낮춘 것으로 파악된다"며 "유가가 반등하지 못하고 계속 내려갈 경우 해양플랜트 발주재개 움직임에 찬물이 끼얹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해양플랜트 설비는 기당 5억 달러 안팎의 초대형 규모여서 건조나 인도가 지연되면 도크에 하루 정박해 두는데 소모되는 유지비만 해도 수억 원 규모다. 해양플랜트는 원유 생산, 저장, 하역을 위한 설비(플랫폼)와 원유 시추를 위한 반잠수식시추선, 드릴십 등 종류가 있다.
 김미영기자 myidah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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