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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수술비 마련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30대 가장이 대형마트를 돌며 어린 딸 3명에게 줄 분유와 기저귀, 옷 등을 훔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22일 울산 남부경찰서는 상습절도 혐의로 천모(37)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천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울산과 부산, 창원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을 돌며 13회에 걸쳐 42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천씨는 점퍼, 선풍기, 진공청소기 등 생활용품과 분유, 기저귀, 아동용 청바지, 아동용 트레이닝복 등 유아와 아동용 생필품 등을 주로 훔쳤다.
훔친 물건들을 6살 난 딸 쌍둥이, 3살 난 딸 등 자녀 3명과 아내가 있는 전남 지역의 처가에 가져다줬다.
천씨는 부산의 한 소규모 무역상에서 일을 했지만 월급으로는 생활이 어려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가족들의 생활비와 최근 척추에 문제가 생긴 자녀의 수술비까지 마련해야 했던 것.
실제 천씨는 직장이 있는 부산에 따로 방을 마련하지 않고 중고로 구입한 승용차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어려운 형편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입건해 조사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분명히 죄를 지었지만, 가족의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사정 등을 고려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조창훈기자 usj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