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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단위계획 변경 조건이 완화되면서 남구 삼산동에 20년째 방치된 옛 코오롱 월드 건물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울산지역 최장기 미준공 건물인 남구 삼산동 옛 코오롱 월드가 활용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부족한 사업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지구단위계획 변경 조건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28일 남구에 따르면 옛 코오롱 월드(남구 삼산동 1493-5 일대)는 지난 1994년 지상 6층, 지하 2층, 연면적 2만1,620㎡ 규모의 현대식 전통시장을 건립하다 시행사의 경영 악화로 그해 말 공사가 중단됐다.
 몇 차례 주인이 바뀌면서 일부 공사가 진행되기도 했으나 별 진전이 없었고 결국 1997년 12월부터 20년째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이후 이 건물에 화상경마장 건립이 추진됐지만 주민과 행정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고, 종합건강검진센터와 소아청소년과를 중심으로 특화된 종합병원 건립 계획도 주민들의 반대에 막혔다.
 이 건물에 다시 사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필수적이다.
 지난 1988년 도시계획시설상 시장 용도로 결정돼 있어 현 시점에서는 사업성이 낮다. 인근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등 주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울산시가 지구단위계획 변경에 나서는 것은 어렵다. 시장 용도를 폐기하면 땅 값이 폭등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이는 특정 사업자에게 엄청난 특혜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오는 5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인 울산지역 지구단위계획 변경 용역에서 옛 코오롱 월드는 제외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위한 주민동의 규정이 현실화되면서 활용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존 법률에는 구획 전체 주민의 2/3 동의를 얻어야 했는데 옛 코오롱 월드가 포함된 삼산지구의 규모가 넓다보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지난해 5월 이 조항이 사라지고 인근 주민들의 민원, 요구 등을 감안해서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이 변경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자가 주민들의 동의를 구해서 시설을 다른 시설로 바꿔 달라고 요청을 하면 변경이 가능하다"며 "주민들의 동의하에 제안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결정권을 쥔 인근 주민들의 여론도 호의적이다. 기존 화상경마장 같은 도박시설이나 장례식장 같은 혐오시설이 아니라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인근 주민 박모(47)씨는 "이 건물이 너무 오랫동안 흉물스럽게 방치되면서 동네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새로운 사업자가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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