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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옛 애인의 차량 브레이크 오일 호스를 3차례나 파손하는 '위험한 앙갚음'을 한 20대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검찰은 이 피고인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지만, 법원은 무죄로 판단했다.
 울산지법은 차량을 파손한 A(27)씨에게 재물손괴죄를 적용,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헤어진 애인 B씨가 연락을 끊자 몰래 B씨 승용차 문을 열고 냉각수를 뿌려 립스틱 등을 못 쓰게 만들었다. A씨는 차량 내부가 손상된 것을 본 B씨가 자신에게 연락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이틀 뒤 또 차량 내부에 냉각수를 뿌렸다.
 그래도 연락이 없자,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A씨는 나흘 뒤 B씨 차량 브레이크 오일 호스를 파손해 오일 일부가 새어 나오게 했다.

 이튿날 B씨가 차를 몰던 중 브레이크가 이상한 것을 알고 저속으로 운전해 사고가 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A씨는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B씨가 차량을 고치자 또다시 브레이크 호스를 몰래 파손했다. B씨가 사이드 브레이크를 사용하거나 저속 운전해 사고는 나지 않았고 차를 다시 수리하자, A씨는 또 파손했다. 모두 3차례나 브레이크 호스를 망가뜨린 것이다.
 검찰은 B씨가 주차장에서 큰길로 나오려면 내리막길을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을 A씨가 알고 있었던 점, A씨가 범행을 반복한 점 등을 들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사고를 낼 목적으로 제동장치를 조작한 것이 의심되지만, 그로 인해 브레이크 기능이 완전히 상실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살인 의도가 있었으면 브레이크 오일을 100% 빼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고, 실제 B씨가 해당 차량의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어느 정도 제동기능을 했다는 것이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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