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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스크를 최소화하라"
 최근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에 나선 가운데 울산지역 석유화학업체들은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2~3년 전에는 중국 내 자급률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탈(脫)중국'이었다면 최근에는 사드 보복을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으나, 주요 수출산업 중 하나인 석유화학의 수출 절반 이상이 중국에 몰려 있어 균형 잡힌 수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5일 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울산에서 수출된 석유와 석유화학제품은 일년 전 보다 각 66.6%, 30.5% 늘어난 13.7억, 6.9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 단가 상승에 힘입어 수출이 급증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업계가 중국 대신, 인도(석화 108.4%), 호주(석유 25.2%), 대만(석화 43.3%) 등 신흥 시장으로 적극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올 1월에도 석유제품은 호주(82%), 미국(230.3%) 등으로의 수출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72.1% 증가한 13.4억 달러를 수출했다.
 석유화학제품 역시 32.6% 오른 6.8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대만(199.3%), 인도(88.3%) 등으로의 수출이 모두 급증한 덕분이다.
 실제 업계에선 시장 다변화를 통해 현재 60%에 육박하는 중국 수출 비중을 줄여나간다는 전략이다.
 중국 시장은 울산지역 정유·석유화학업계 입장에서 최대 수출국이자 전략기지 같은 곳이지만, 급변하는 수급 구조상 더이상 중국에 총력 매진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에틸렌 확보를 위해 2010년 말레이시아의 타이탄 공장을 인수한 바 있다. 또 2014년에는 미국 액시올과 합작해 루이지애나주에 에틸렌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현재 짓는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또 우즈베키스탄의 국영석유가스회사와 50 대 50의 지분으로 합작투자회사를 차려 지난해 수르길 지역에 가스화학단지(GCC)를 건설했다. 국내 업체로는 첫 중앙아시아 진출 사례다.


 한화케미칼은 2008년 이후 태국 현지 법인에서 ASR(알칼리 수용수지)을 생산하고 있고, 2014년부터는 사우디 주베일 공장에서 EVA(에틸렌 초산비닐),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등을 만들고 있다.
 SK종합화학은 2015년 사우디의 글로벌 석유화학업체인 사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사우디 등에 고성능 폴리에틸렌인 넥슬렌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사례로는 올해 2월에 SK이노베이션이 3억7,000만 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해 세계적 화학업체인 다우케미컬로부터 고부가 화학제품인 EAA(에틸렌 아크릴산) 사업을 사들이기로 한 바 있다.


 무협 울산지역본부 관계자는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는 것이 언제부턴가 업계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기술개발과 함께 현지 생산법인이나 합작법인 설립, 해외공장의 증설, 해외법인 M&A(인수합병) 등 다양한 전략으로 시장 다각화에 나서는 이유"라고 전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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