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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민들의 주인의식이 점차 높아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광역시 승격 이후 울산시민은 기부문화와 자원봉사 활동이 증가하는 등 지역사회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발전연구원은 울산 경제사회브리프에서 "울산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울산시민은 스스로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민간주도의 사회복지 분야에서도 꾸준한 노력과 성장을 이뤘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시민 스스로가 지역사회 문제를 직접 참여해 함께 풀어가고 지역자원을 연계하는 사회보장협의체 활동을 비롯해 공동모금이나 자원봉사를 통한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이 확대됐다"며 "이것이 전국 1위의 소득수준을 자랑하는 도시이면서 동시에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수를 기준으로 한 빈곤율도 가장 낮은 도시를 만든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울산은 이같은 시민들의 의식변화와 함께 외형적 성장은 도시의 모습도 변화시켰다.

광역시에 걸맞은 도시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다양한 투자가 있었다. 초기에는 도로나 항만 등에만 한정된 투자가 이뤄졌고 이 때문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문화, 교육 인프라에는 최소한에 그쳤다. 시민들의 정주의식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광역시 초기에만해도 울산은 언제고 돈을 벌면 떠난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던 시민들이 많았다. 전체 인구의 10%선에 불과한 토착민들만이 겨우 울산사람으로서의 체면을 지켜나갔을 뿐, 나머지 시민들은 울산을 그저 돈 버는 임시거처로만 인식했다.

이는 울산을 주도하는 지도층의 면면에서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민선 초대 울산시장과 울산출신 경남도의원들은 거의 예외 없이 울산 토박이들로 채워졌다. 투표율이 낮은 것은 물론, 외지인들이 지역 활동을 하지 않으니 주민들은 외지인 가운데 누가 얼마나 잘 났는지 알 수 없었다. 소위 울산 사람들만의 잔치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누구도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불만을 갖지도 않았다.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이곳에 터를 잡고 살겠다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역시 승격 20년을 맞은 울산의 모습과 시민의식은 당시와 비교, 천양지차를 보이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낙후됐던 문화, 교육인프라가 시민 모두가 만족할 수준은 아니라 하더라도 크게 부끄럽지 않을 위치로는 끌어올렸다. 이제 울산을 떠날 도시가 아니라 삶의 근거지이자 2세, 3세에게 물려줄 고향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제 울산은 '울산인'으로서의 확실한 정체성을 가질 때가 됐다. 지금부터 바로 여기에 집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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