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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창훈 사회부기자

1987년 전국에 종패(씨조개) 60%를 공급하던 태화강 바지락 채취가 금지됐다. 급속히 진행된 산업화로 태화강이 생명을 잃은 것이 원인이었다.
 태화강은 2001년 하수처리장을 만들어 오폐수를 차단하고 강바닥의 오염물질을 긁어내는 등 정비가 시작되면서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결국 2014년 27년만에 바지락 조업도 재개됐다.
 어민들은 조업이 금지됐던 세월에도 불법 조업을 이어왔다. 수시로 벌금을 냈고 단속을 피해 야간에 조업을 하다 보니 부상도 당했지만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었다.

 바지락 채취가 합법이 되면서 불법 조업 때보다 두배가량 가격이 오르자 어민들은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2014년 282t, 2015년 63t의 바지락 종패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불법어업때 사용하던 장비가 현행법상 불법이라 합법적인 채취량(400t)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2016년에는 바지락어장의 어업허가를 '종묘채포어업'으로 전환하고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됐다. 이번에는 자연이 도와주지 않았다. 10월 태풍 '차바' 이후 자취를 감췄다.

 다행히 지난달 말 강 하구 바닥을 조사한 결과 자연 복원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조업은 내년 초에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바지락을 채취에 나서기까지 1년가량 자라야 하기 때문이다.
 어민들은 바지락 채취가 재개된 이후 4년째 제대로 조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채취어업이라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을 길이 없어 어민마다 2,000만원 이상의 손해만 보고 있다.
 태화강 바지락은 죽음의 강이 생명의 강으로 변한 상징 같은 존재다. 그 상징성을 이어가는 것은 채취하는 어민들이다.
 바지락이 돌아온 깨끗한 환경을 만들었던 것처럼 어민들을 지원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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