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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가계부채 10조원 시대'를 맞은게 불과 6년 전이었는데, '가계빚 20조원 시대' 진입이 멀지 않았다.
 가계부채는 소비심리 위축과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시중에 제기되는 한국은행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현실화되면 가계의 상환 부담 증가로 더더욱 소비를 위축시키고 내수 침체를 가속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월 19조3천억 전체 대출 절반
 10조원 돌파 6년만에 2배 껑충
 하반기 금리인상 현실화 가능성
 소비 위축 전체 내수경기 악영향

 수년간 논란이 됐던 가계부채 문제가 최근 울산산업 경기 부진까지 겹치면서 머지않아 지역경제를 뒤흔들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20일 한국은행 울산지역본부의 '2월 중 울산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현황'에 따르면, 2월말 울산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869억원 증가한 19조3,000억원으로 조사됐다. 453억원 가량 늘었던 1월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로 가계대출이 매달 1,000억원 안팎으로 증가하면, 올해 안에 울산지역 가계대출 잔액이 2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011년 1분기에 가계대출 잔액이 10조원을 돌파한 것에 견주면 불과 6년 만에 울산 지역 가계대출 규모가 두배 가량 확대된 것이다.


 2월 중 울산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10조9,553억원이며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8조3,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울산지역 총 여신(38조3,000억원) 중 가계대출 비중은 50.39%로, 전월 50.4%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분기 49%에서 2분기 49.4%에 이어, 3분기에 50.0%로 절반을 돌파한 뒤 2015년 11월 50.2%, 12월 50.5%로 50%를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9월 이후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계빚이 울산경제에 폭탄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그래도 조선업의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지역의 실물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가계대출에 대한 부담으로 가계 살림살이가 더욱 녹록지 않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예상대로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된다. 가뜩이나 닫혀 있는 지갑은 더 열릴 수가 없게 돼 전체 내수 경기에는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울산지역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국 평균과 견줘 낮은 수준이라는 점은 다행스럽다는 게 금융과 부동산업계의 반응이다.
 울산지역 가계대출 연체율은 0.1%로 전국 0.3% 수준을 밑돌았다.
 그러나 마냥 낙관할 수 많은 게 울산지역 가계의 현실이다. 전국 최고의 실업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생계형 가계빚을 얻으려는 수요가 확대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공개한 울산지역 조선업계의 인력 구조조정은 심각한 실정. 지난해 10대 그룹 상장사들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가장 많이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그룹 직원은 4,572명(14.75%) 줄어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현대중공업 직원은 1년 사이 15.81% 줄었고 현대미포조선은 6.68% 감소했다.
 지역 금융업체에서 대출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지금같은 증가 속도라면 울산가계부채가 20조원을 넘는 것도 시간문제인 것 같다"며 "어떤 정책을 내놓는다 해도 정작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월말 울산지역 금융기관 총수신 잔액은 38조4,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930억원 증가했고, 총여신 잔액은 38조3,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676억원 늘었다.   김미영기자 myidah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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