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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행정직으로 근무하는 김혜진(38·여)씨는 청각장애인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지난해 5월 UNIST의 채용 공고에 도전해 합격한 김씨는 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행정 업무를 수행하는데 별 지장을 느끼지 못한다. 직장에서는 김씨의 특기와 적성에 적합한 업무를 분장해주고 직원들은 서로 배려하고 협조하는데 인색하지 않다.
 "함께 일하는 동료 직원들과 서로 배려하며,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것에 항상 감사하다"는 김씨는 "장애라는 편견을 뛰어넘기 위해 항상 노력했고, 제 스스로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말했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단순 고용을 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장벽을 허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UNIST가 최근 '트루 컴퍼니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장애인고용 신뢰기관에 수여되는데 대학으로서는 UNIST가 처음으로 받았다.
 현재, UNIST에 재직 중인 장애인은 34명이며, 5명의 장애인을 추가 채용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공공기관인 UNIST는 상시 근로자 수 1,060여명을 기준해 3.2%에 해당하는 34명을 채용해야 하는데, 추가 채용을 마치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초과 달성하게 된다.
 UNIST는 장애인 직원이 일하기 좋은 업무 환경 조성을 위해 장애인 직원에 한해 정기주차권 요금을 면제하고, 이들의 근무지와 근접한 지역에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구역을 배정하고 있다. 또 지난해 신축된 건물의 경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이하 BF)'에 따라 설계해 예비 인증을 받았고, 올해 안에 본 인증을 취득할 예정이다. BF 인증은 교통약자 및 일반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을 평가하는 제도로 국토교통부와 보건복지부가 선정한다.

 그러나 울산의 모든 공공기관이 UNIST와 같이 장애인 고용에 적극 나서지는 않는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울산지사에 따르면 울산지역 전체 공공부문 장애인 고용률은 3.15%다.
 국가 및 지자체는 3.61%로 장애인 의무고용률(3.2%)를 초과하지만, 공공기관(2.99%)이나 지방공기업(2.48%)은 의무고용률에 못미치고 있다.
 특히 울산의 한 재단법인은 장애인근로자수가 1명도 없고, 또 다른 재단법인은 고용률이 1.52%에 불과하다.
 혁신도시로 이주한 공공기관 중에서도 장애인 근로자 고용률이 1.57%에 불과한 곳도 있었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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