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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낮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S-OIL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 프로젝트 공사현장에서 길이 110m짜리 대형 타워크레인 기둥이 넘어지면서 기름이 든 배관을 덮쳐 폭발 화재가 발생했다.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노윤서기자 usnys@

울산 석유화학공단에서 또다시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가 숨졌다. 여전한 안전불감증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1일 낮 12시 1분께 울산 울주군 온산읍 S-OIL 울산공장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프로젝트 공사현장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길이 110m짜리 타워크레인 기둥이 넘어져 유류 배관을 덮친 것이 원인이었다.
 이 사고로 다발성 늑골 골절상을 입은 협력업체 근로자 김모(54)씨가 2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22일 오후 10시께 숨졌다.
 김씨는 토목업체인 대도ENG 소속 근로자로, 사고 당시 동료 정모(57)씨와 함께 공사장 휴게실에서 휴식하던 중 변을 당했다.
 정씨 등 4명의 근로자도 다발성 타박상 등 가슴과 다리 등에 중경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본부는 S-OIL 사내 소방대와 함께 화재 발생 30분만에 진압을 완료했다.
 배관 아래에 있던 승용차와 트럭 등 차량 2대와 굴삭기 1대 등이 불에 탔고, 수백 명에 달하는 근로자와 인근 업체 직원 등이 폭발음을 듣고 대피했다.
 다행히 사고 규모에 비해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근로자 대부분이 점심식사를 위해 현장을 떠났을 때 사고가 발생했고, 윤활유 400ℓ와 벙커C유 200ℓ가 이송중이던 사고 배관 메인밸브 차단도 바로 이뤄졌다.
 그러나 사고의 원인인 대형 시설물인 타워크레인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사고 당시 하도급업체인 천조건설은 110m짜리 크레인 기둥을 수직으로 세우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유럽 업체가 와이어를 이용해 크레인 균형을 잡는 기술 등을 전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천조건설 관계자를 불러 조사를 마무리 했으며, 원청 시공사인 대림산업 관계자도 불러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22일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울산소방본부 등과 합동감식을 벌여 기계적 결함, 조작 실수가 있었는지 면밀히 감식했다.
 앞서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사고 직후 RUC 프로젝트 현장에 대해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사고원인 조사와 안전 확보가 이뤄질 때까지 현장 내 모든 공사가 중단된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추가 감식이 필요하다. 국과수 분석 결과는 빨라도 5월 초가 돼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과실이나 책임이 가려지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RUC는 원유에서 등유·경유 등을 추출하고 남은 값싼 벙커C유를 다시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설비다. S-OIL은 4조8,000억원을 투입해 2018년 4월 완공을 목표로 RUC와 ODC(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 시설을 건설 중이다.  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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