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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1위 삼성전자가 그동안 검토해온 지주회사 전환을 하지 않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문제도 덩달아 관심을 끌고 있다. 산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지주사 포기가 현재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거나 추진하는 기업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력 대선주자들이 대기업 지주회사 전환을 제재하는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데다, 국회 역시 다수의 관련법안이 상정돼 있어 각기 기업 행보에 귀추가 모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어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전반적으로는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에서다. 또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 등이 쉽지 않다는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현대車, 글로비스 활용 지렛대 삼을 듯
삼성전자가 전격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전격 철회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가 주목받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은 후계승계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주사 전환의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선 4조 원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지분을 가진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해 지주사 전환의 지렛대로 삼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한 뒤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를 합병해 지주사로 만드는 시나리오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重, 삼호重과 합병 가능성 대두
현대중공업은 현대로보틱스를 지주회사로 세우기로 하고 최근 기업을 분할했다.
 현대중공업은 4월1일 비조선사업부를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로 인적분했다. 이에 따라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과 신설법인 3곳의 주식거래가 3월30일부터 중단됐다.

 현대중공업은 주식거래가 재개된 오는 10일 이후부터 지주사체제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으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를 정리하는데 주력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를 위해선 지주사의 손자회사(현대삼호중공업)는 증손회사(현대미포조선)의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하는 공정거래법을 충족하기 위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 형태의 지배구조를 가진 룻데그룹도 지주사 전환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 제과 중심 투자부문 합병
롯데는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4개 회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각각 분할하고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투자부문을 합병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호텔롯데→합병 롯데쇼핑·제과 투자회사→계열사' 형태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된다.

#SK, 하이닉스 자회사 만들기 고심
일찌감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SK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SK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 인적분할을 통해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울산지역 주요 대기업들이 향후 지주회사 규제 강화를 피해 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기업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포기 과정과 그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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