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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기현 대표

'우리 전통건축 조립 방식을 안경 제조에 적용할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하다면 어떤 방식이어야 할까?' 
 울산 청년 창업가 '엄베르만' 엄기현(30) 대표는 안경 부품 조립에 전통 건축물의 주먹장 결구 방식을 도입하는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주먹장 결구방식은 쇠못을 쓰지 않고 나무만으로 한옥을 조립하는 한국 전통 건축 기술로, 이를 안경에 적용하면 부품의 조립 및 해체가 손쉽게 가능하다.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도베르만의 성향으로 지인들이 붙여준 별명을 상호에 딴 그는 대학생 시절부터 생각한 제품을 실현하고자 지난해까지 2년 동안 회사생활과 디자인, 특허 공부를 병행했다.

 기업 쇼핑몰을 운영했던 그는 "산업디자인에 관심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실용적인 디자인을 생각했다. 생각만 하기보다 머릿속에 있는 제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해보고 싶었다"며 "실용성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안경 디자인을 직접 만들도록 설계했다"고 언급했다.
 청년창업 지원 사업을 알게 된 그는 본격적인 창업에 들어갔다. 2015년에 특허청에 기술 특허를 낸 그는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스마트 창작터에서 10개월간 3,000만 원의 지원금으로 금형 제작과 시제품을 완성했다. 또한 올해 울산 테크노파크에 입주해 사업 공간 임대료를 무상으로 지원받았고, 지난달에는 31개국에 디자인 특허 출원 후 완제품을 생산했다.

 완제품을 생산하기까지 공학 계열의 기술이 생소했던 그는 기초부터 배워야 했다. 10여 개월간 기술적인 측면을 보완하기 위해 대구 지역의 공장 50여 곳과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면서 안경 공학, 양산 기술, 3D 설계 등을 공부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선글라스를 만들고 싶었다"며 "인터넷 검색과 전문 서적을 찾아보는 것은 기본이었다"고 전했다.

 엄 대표의 '창조물'은 오는 6월 국내 백화점과 뉴욕 지역의 편집숍에 첫 입점일 예정이다. 그는 쇼핑몰 편집 기술, SNS 홍보 등을 통해 사업을 키우고 공모전으로 안경 디자인을 다양화할 계획 중에 있다.
 또한 제품 판매가 1%를 소외계층에게 여행 자금으로 보태고 싶다는 그는 "여행을 다니며 사업을 구상하는 복잡한 생각과 미래를 정리했다. 이처럼 저희 안경을 통해 꿈을 위한 여행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차은주기자 usce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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