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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스승의 날이다. 카네이션도 손으로 만든 것만 되고 손글씨 편지만 허용한다는 이상한 뉴스까지 들린다. 스승의 은혜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규제의 대상이 되버린 사회는 안타깝다. 여기에다 교권의 추락도 우울한 소식이다. 울산지역 일선학교의 교권 침해 사례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교육부 자료를 보면 해마다 울산지역에서는 100여건의 교권침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학생이 교사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사례가 가장 많았고, 학생의 수업진행 방해, 학생이 교사를 성희롱한 사례 등도 있다. 지난 2013년 61건이던 교권침해는 2014년에는 63건이었다. 2015년 93건으로 점차 증가추세다. 전국 초·중·고에서 최근 3년 동안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총 1만3,029건에 달했다. 2013년 5,562건, 2014년 4,009건, 2015년 3,458건으로 매년 감소 추세지만, 울산은 유독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교권 침해 사례의 유형은 폭언이나 욕설이 64.6%로 가장 많았고, 수업진행방해가 19.7%로 뒤를 이었다. 교사 성희롱(1.9%)이나 폭행(1.8%)도 실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건수가 점차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행법 상 '교육 공무원'이 아닌 '민간 근로자'인 기간제 교사의 수가 늘고 있는 점도 교육 당국이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다. 실제 현장에서는 기간제 교사에 대한 교권 침해 사례가 정규 교원에 비해 높은 실정이다.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에 관한 우울한 소식이 전해지는 것은 우리 사회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문제점을 바로 잡아가지 못한다면 교육의 미래는 더욱 암울할 수밖에 없다. 교권이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교실에서 학생 지도를 포기하는 교사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타이르는 교사에게 학생은 반발하기 일쑤고, 자칫 손찌검이라도 했다가는 교사만 온갖 덤터기를 뒤집어쓰는 것이 오늘의 교단이다. 그러다보니 교직에 자부심은커녕 자괴감만 들고, 연륜이 오랜 교사일수록 몸을 사리며 교단을 떠나고 싶어 한다고 한다.

교권 추락을 더 이상 방관해선 안된다. 학교 측은 가해 학생을 학칙에 따라 엄격하게 징계하고, 교권을 침해하는 학부모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이 가차없이 처벌해야 한다. 정부 차원의 교원 보호 방안도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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