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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등 주력산업 부진 여파로 울산지역 부동산 거래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신규아파트 분양가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상승률에서도 울산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역경기 침체와 부동산 규제로 인한 분양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던 울산지역 분양시장에서 고분양가가 요지부동인 배경에는 북구 송정지구를 중심으로 물량을 공급하는 건설사들의 '배짱 분양'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국 민간아파트의 분양보증 사업장 정보를 집계·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울산지역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격이 357만8,000원으로 일년 전보다 16.4% 상승했다. 전국 평균 상승률 5.9%보다 세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때문에 울산은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최고 분양가를 달렸다. 울산의 분양가격지수(2014년=100 기준)도 133.0으로 제주 142.0 다음으로 전국에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분양가격지수는 113.5이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분양됐던 남구 A 아파트 단지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평균 1,200만원 후반대에 공급됐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북구 송정지구 예닐곱 아파트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900만~1,000만원 대에 분양가가 확정됐다. 오는 6월 북구 송정지구에 선보일 '울산 송정지웰푸르지오'도 비슷한 선에서 분양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울산 아파트의 분양가가 전국 최고 수준으로 높게 책정되고 있는 것은 2~3년 전부터 북구와 혁신도시, KTX역세권 등 도심지와 신도시에 분양된 물량 대부분이 청약에서 대박을 치면서 다른 단지들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울산의 주력산업 침체로 제조·생산·내수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분양가가 요지부동인데는 건설사들의 '배짱 분양'영향이 크다는게 지적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고분양가는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이어질 위험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아파트 고분양가로 인해 주택 실수요자인 울산지역민은 과도한 금융비용 등으로 등골이 휘고 있는데 대규모 택지개발업체와 건설사, 그리고 투기세력들만 엄청난 돈벌이를 하고 있는 셈"이라며 "해당 지자체는 적정 분양가가 책정될 수 있도록 건설사에 강력한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전했다.
 심형석 영산대학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일정 부분 수요가 있겠지만 울산의 기업 경기가 침체되고 각 가정의 수입이 감소한 상황에서 높아진 분양가격에 대한 저항감이 앞으로 형성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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