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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밌는 영화가 뭐가 있나? 연애가 끝남과 동시에 영화관 출입도 끝이 났다. 사실 거실에 느긋이 앉아 드라마 본지도 오래다. 대신 꼬맹이들 덕분에 요즘 애니메이션을 원도 없이 보고 있는데 가끔은 꼬맹이들 보다 내가 더 넋을 놓고 감동하며 보고 있을 때도 많다. 이야기에 더해져서 나오는 노래들은 심지어 너무나도 좋다. 우리 첫째 꼬맹이의 엘사 공주님을 향한 사랑덕분에 '겨울왕국(2014)'을 보며 수도 없이 '렛잇꽈~' 를 외치다 요즘은 꼬맹이의 사랑이 트롤 파피공주로 나누어지며 '트롤 (2016)'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또다시 무한 반복 시청 하지만 여전히 재밌는 게 꼬맹이를 닮아가나? 트롤의 첫 오프닝 OST 'Hair Up'은 노르웨이 출신 작곡가 '에드바르드 그리그 <Edvard Greig: 1843-1907>' 의 작품 '페르귄트 모음곡 : Peer Gynt Suite' 중 '산왕의 궁전에서' 'In The Hall of The Mountain King'란 곡의 도입부를 인용하였는데 트롤이 노르웨이 신화 속에 등장해서도 그럴 테지만 그리그의 이곡 의 내용 또한 트롤이 등장하는 음악이라 잘 어울려 인용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곡은 당시 노르웨이 최고의 극작가 '헨릭 입센'의 '페르귄트'라는 작품에 곡을 붙여 달라는 의뢰를 통해 만들어진 곡이다. 노르웨이 민속설화를 소재로 쓰여 진 이 이야기는 주인공 페르귄트가 돈과 모험을 찾아 세계를 여행하며 일어난 일들을 그린 환상적인 이야기이다. 민속설화가 소재인 만큼 노르웨이의 트롤이나 산속마왕이 등장하는가 하면 아프리카가 배경이 되기도 하는데 2016년 '트롤 파피공주'가 '버겐'에게 납치된 친구들을 구하러 모험을 떠나는 '트롤' 만큼이나 재밌는 판타지 에니메이션으로 만들 수 있는 이야기라 생각 될 정도다. 총 8곡으로 모음곡 두 권으로 나뉘어져 있는 이 모음곡의 모든 곡에는 덕분에 제목이 붙여져 있는데 음악 또한 다채롭고 재밌다. 하지만 처음 그리그가 이곡을 의뢰 받았을 때는 주제가 전혀 음악적이지 않아 곡을 붙일 수 있을지 반신반의 했다고 하는데 극작가 헨릭 입센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쯤 이 명곡을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 곡을 들으면 그 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해지니 결국 오늘날의 훌륭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인 셈이다.

 문득 또 다른 노래 하나가 더 생각나면서 새록새록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른다. 80년대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입학한 사람이라면 '트롤'보다는 '형사 가제트(1983)'가 더 친근할 지도 모르겠다. '윙~'하는 사이렌 소리를 시작으로 '따라라라 랏라 랏라 라라 따라라라 라 랏라~ 후후' 만화와 함께 늘 주제곡도 떠오른다. 도입부의 멜로디가 '그리그'의 '산왕의 궁전'에서와 비슷해서 난 당연히 이곡을 만화영화에 인용했을 거라 생각했었다. 주인공 가제트형사는 인간이지만 생체공학으로 여러 가지 도구를 몸에 이식한 사이버그 형사로 등장하며 그의 어린 조카 페니는 손목시계로 전화하고 작은 책 같은 컴퓨터를 휴대하며 사용하던 장면들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그러고 보니 지금 고속열차에 앉아 화상전화를 하고 태블릿 pc를 사용해 글을 쓰고 있는 내 모습은 영락없이 페니의 모습이란 생각에 그리고 그 옛날 만화 속 미래 시대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에 또 한 번 웃음이 난다.

 이렇듯 극중에서 적시적소의 음악은 좋은 상호작용을 하여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오랫동안 여운이 남도록 만들어 준다. 요즘 그 여운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OST를 들을 때 마다 날 웃음 짓게 만드는 노래들이 있어 소개한다. 겨울왕국(2014) 'Do You Wanna Build a Snowman?', 라푼젤(2010) 'When Will My Life Begin?', 트롤(2016) 'True Colors', 모아나(2017) 'How Far I'll Go', 인어공주(1997) 'Part of Your World', 미녀와 야수(1991) 'Something There', 신데렐라 (1962) 'A Dream Is a Wish Your Heart Makes'

 2017년 오월은 그야말로 황홀하다. 첫날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어버이날, 대통령선거, 스승의 날 그리고 울산에서는 옹기 축제를 시작으로 쇠부리 축제, 태화강 봄꽃 축제, 울산대공원 장미축제 그리고 고래축제까지 다채롭게 열린다. 이런 오월과 만화는 뭔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어렸을 적 쉬는 날은 마냥 좋기만 했으니 말이다. 만화는 어린 시절 같다랄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독자여러분들도 한번 들어보시고 가슴속에 황홀한 오월이 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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