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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호계동에서 식당을 하는 최모씨는 가게 바로 앞에 교차로가 있지만 위치를 설명할 때마다 불편함을 느낀다.
 교차로의 이름이 없기 때문이다.
 "호계철길 지나 4번째 삼거리 앞 입니다", "유황사우나 못가 두 번째 삼거리 앞 입니다"
 최근에는 "북구사회복지관 500m라고 적혀진 도로표지판 있는 삼거리 앞 입니다"라고 설명했더니 "손님들이 더 잘아듣는다"며 웃지 못할 사정을 하소연했다.

 울산 북구 천곡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아이파크 1차 아파트와 상안초등학교 사이 사거리 앞에 김씨의 가게가 있지만 이곳 역시 무명교차로라 위치를 설명하기가 어렵다.
 '아이파크 1차 앞 사거리'라고 설명을 하고 싶어도 100여m 앞에 있는 교차로 이름과 겹쳐서 안되고, '상안초등학교 사거리'라고 설명을 하려 해도 200여m 앞에 같은 이름의 교차로가 있다.
 동일한 도로 폭에 같은 사거리 교차로인데도 어떤 교차로에는 이름이 있고 또 어떤 교차로에는 이름이 없는 셈이다.

 이처럼 울산 시민들이 이름이 없는 교차로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교통사고 신고와 길 찾기 등 위치설명에 교차로가 중요한 기준점이 되지만 정작 교차로에 이름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이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거나 이름 자체가 없는 교차로가 울산에서만 수백 개로 추정된다.
 대부분 왕복 2차로의 소규모 도로의 교차로가 많지만, 통행량이 많은 왕복 4차선 교차로에도 일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울산시와 각 구·군은 시민이 직접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 이상 교차로에 명칭을 붙이지 않고 있다.

 또 이렇다 할 관리를 하지 않다보니 무명교차로 현황은 커녕 울산 전역의 교차로 수가 몇 개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교차로 명칭을 붙이는 기준은 법적으로 정해진 게 없고 편도 4차로 이상 도로가 교차하거나 주민들의 민원이 많을 경우에만 부착한다"고 했다.
 이어 "또 모든 교차로에 이름을 붙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꼭 필요한 사항인지 검토해 볼 필요는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장현기자 uskji@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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