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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 숲길에서
                                                                                       
조재선
 
산자락 치마 펼친 사려니 숲길
산허리 돌아 돌아 안개비 내리네
 
흐느끼는 비구름  두 발을 묶네
금새우난 길가에 반겨주는 그곳
 
내 마음 가지 끝에 붉게 타오르고
밤하늘은 찬란한 별빛으로 빛나네
 
내 마음 숲속에 초록물결 일렁이고
어두운 밤 달빛 되어 깊이 사무치네
 
꿈꾸듯 다가오는 사려니 숲길
세상에서 멀리 하늘과 맞닿은 곳
 
영원히 그대와 영원히 그대와 머물고 싶어라
영원히 그대와 영원히 그대와 머물고 싶어라
 
아~ 사려니 숲길
아~ 사려니 숲길

● 조재선 시인- 연세대 이학박사,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한국문인 협회 회원, 제주문협 회원, 한국작사가협회 회원, 시집 '겨울에 피는 바위꽃' '삶이 고달프면 사랑도 고프다' 출간,예술 가곡 작시 '가을의 기도' 외 다수, 청향시문학관 대표.
 

▲ 서순옥 시인

노랫말이 아름다워서 그곳이 가고 싶어진다면 좀 억지 같아 보이겠지만 보는 이의 마음이 움직이게 만드는 시인의 능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지금은 초저녁인데 맘만 먹으면 저녁밥은 제주도 가서 먹을 수 있는 멀고도 가까운 거리이다. 제주도를 몇 번 갔어도 정해진 관광 코스를 다니다보니 갔던 곳을 또 가고 또 가곤 한다. 유명 관광지라는데 내가 가는 코스마다 사려니 숲은 늘 빠져있었다.
 /꿈꾸듯 다가오는 사려니 숲길 /세상에서 멀리 하늘과 맞닿은 곳/ '사려니'는 '신성한 숲속'이란 뜻이라고 한다. 언젠가 라디오에서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 대해서 잠깐 들은 적이 있다. '사려니 숲길에서'를 선택하고 보니 굽이 낮은 신발을 신고, 작은 가방 하나 달랑 둘러메고, 어쩌면 고독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혼자 맘껏 힐링의 자유를 누리고 오리라는 계획의 메모리 칩 하나를 추가하는 중이다. 
 '사려니 숲길에서'(조재선 詩, 이안삼 曲)를 작시한 조재선 시인은 제주도 출신이고 재능이 많은 팔방미인이다. 시도 잘 쓰지만 성악부문에도 월등해 연주 무대에 자주 오르곤 하는데 본인의 작시를 본인이 부르는 보기 드문 시인이다. 지금 제주도에서 청향문학관을 짓는 공사 중이라고 한다. 문학관이 완공되면 놀러오라고 초대했는데 초대하지 않아도 가보리라고….
 날로 일취월장하는 조 시인의 무한한 발전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시인의 시를 더 많이 공개하고 싶지만, 공간이 한정된 지면이라 첫 시집 '겨울에 피는 바위꽃' 1연만 소개한다.
 /바람꼬리 물고 인고(忍苦)의 세월 먹으며 홀로 피어나는 바위꽃
 무덤 같은 표정 속엔 애잔한 모성만 남아 가슴 한 조각 까맣게 곪고 있다/…<중략>
  서순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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