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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울산 남구 장생포의 한 항만 끝에 10여척의 폐선들이 방치돼 있다.

울산 남구 장생포 앞바다에 고장 난 폐선들이 제대로 된 관리 없이 방치돼 기름유출로 인한 환경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폐선들을 조속히 인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선주들은 비용문제로 인양을 미루고 남구는 사유재산이라 강제로 인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5일 찾은 남구 장생포 어업지도선 관리소 항만 끝에는 고장 난 폐선 10여척이 방치돼 있다.

 제 기능을 잃은 후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 동안 항구에 묶인 채 방치된 선박들이다.
 폐선들은 군데군데 녹슬고 배 위에 쓰다 버린 어구들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등 음침한 분위기를 풍기며 항구 미관을 해쳤다.
 폐선 중 하나인 '동원호'는 과거 태화강에서 조개를 잡던 어선이었는데, 배가 침수되면서 고장 난 채 1년여간 항구에 방치되고 있다.

 특히 동원호의 기관실 아래에는 기계 설비가 완전히 물에 잠겼고, 지난 1년 동안 새어나온 기름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처럼 훼손이 심각한 폐선들은 기계 설비의 부식이나 연료로 쓰이던 기름유출로 환경오염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어 인양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인근 주민 A씨는 "폐선들이 계속 방치되다가 앞으로 태풍 등으로 불어난 물에 잠기거나 훼손된다면 바다가 엉망이 될 것"이라며 "하루빨리 폐선들을 뭍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남구도 폐선 인양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제 실행에 옮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제 기능을 못하는 폐선이라 하더라도 소유자가 있는 사유재산인 탓에 남구가 임의로 인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남구는 폐선 인양 요청을 선주들에게 지속적으로 통보하고 있지만 선주들은 비용 문제로 인양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요청에 따르지 않더라도 관련법규 상 마땅한 행정처분이 내려지지 않는 탓에 굳이 막대한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폐선을 인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남구 관계자는 "항만에 정박된 폐선들이 그 종류가 다양하고 그에 따른 담당기관도 제각각이어서 일괄적으로 행정처분 조치를 내리기 어렵다"며 "현장 확인 후 최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조홍래기자 usj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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