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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시장 경주손칼국수 천춘자 사장

신정시장의 먹거리 골목은 간판을 별도로 만들 정도로 칼국수 가게 거리가 유명하다.
 그 중에서 경주손칼국수는 40년의 세월을 이 곳에서 지켰다. 신정시장에서도 터줏대감으로 손꼽히는 천춘자(77) 사장은 시장이 형성되는 초창기인 1974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천 씨의 포장마차에서 팔던 칼국수는 가격이 50원이었던 시절이었다. 당시 시장 공터에는 천 사장을 비롯해 6~7개의 포장마차가 장사를 했지만, 대부분 자릿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떠났다.
 천춘자 사장은 "세금 내고, 아이들 학비 내고 나면 남는 생활비가 거의 없었다"며 "다른 포장마차들 다 나가고 나 혼자 남아서 장사를 하다 보니 여기서 오래 됐다"고 말했다.

# "단골덕에 빚도 갚고 집도 사고…"
현재 천 사장의 칼국수 가게 자리는 1984년 옮겨왔다.
 자리목 덕분인지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자 가게로 찾아오는 손님들이 갑자기 많아졌다. 그러면서 주변으로 칼국수 가게 10여 개가 생겨나면서 지금의 신정시장 칼국수거리로 자리잡았다.
 천 사장은 "여기에 오면서 손님도 많아지고 단골손님도 생겼다. 그 덕분에 과거 빚도 모두 갚을 수 있었고 집도 사게 됐다"며 "이민을 가서도 이 맛을 못 잊어 외국에서 온 손님이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천 사장은 하루 평균 150그릇에서 200그릇의 칼국수를 팔고 있다. 

# '맛있다'는 손님 인사 장사 원동력 돼
하지만 '나이 앞에 장사없다'고 일흔을 넘긴 나이에 천 사장은 며느리 손은숙(53)씨에게 사업을 물려주고 장사에서 한발 물러났다. 
 천 씨는 "처음 일을 할 때 너무 힘들어서 고생했다. 그 결실을 여기서 거뒀고, 손님들에게 맛있다는 인사는 지금도 장사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차은주기자usce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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