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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40% 가까이 득표하며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와 내각 인선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지만, 울산은 새 정부의 인사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청와대가 비서실 참모 인선 이후 지난 30일 발표한 장관 후보자 4명에 이어 31일 단행한 차관급 인사에서도 울산 출신은 단 한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靑 비서실·내각 후보자 총 45명 발표
 서울 14명 최다 호남·충청 출신 약진
 인사 이어 정책 홀대 우려 민심도 흔들


 문 대통령은 울산에서 38.1%의 득표율을 기록, 2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27.5%보다 약 10.6%포인트 앞섰다. 홍 후보는 5개 구·군에서 모두 문 대통령보다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앞선 18대 대선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59.78%였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39.78%에 그쳤던 데 비하면 표심 변화가 뚜렷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자신이 영남 출신이라 국무총리는 비영남 출신으로 고려한다고 했을 정도로 탕평 인사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만큼 이 같은 홀대론은 예견돼 왔다.
 31일까지 청와대 춘추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된 청와대 비서실 인사와 내각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총 45명이다.


 이 인사들을 출신 지역별로만 보면 서울(경기·인천 포함) 출신이 14명으로 가장 많고, 호남이 13명인데 광주·전남 8명과 전북 출신이 5명이다. 충청 출신 인사도 7명이다. 서울과 호남 두 지역 출신 인사를 합하면 총 27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이어 부산·경남 6명, 대구·경북 3명, 강원 1명, 제주 1명 순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호남 지역 경선 유세에서 "호남의 인재가 마음껏 일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직 인사와 내각을 이끄는 책임총리부터 대탕평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발표하면서 대탕평과 대화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울산 지역 출신 인사들이 외면받는 상황에서 울산의 민심도 적지 않게 돌아서는 분위기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인사뿐만 아니라 정책에서도 울산을 홀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새 정부의 인사는 정권의 향배를 가늠하는 방향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선서에서 '이날(10일)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의 인사에서 홀대된 것을 감안하면 (울산)시민들이 그렇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며 "'전국 각지에서 고른 지지로 새 대통령을 선택해줬다'고 했지만, 실상 울산에서는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서울=조영재 기자 uscy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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