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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기부자가 지역 저소득세대를 돕고 싶다며 동주민센터에 라면 30박스를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울산 북구 농소3동 주민센터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무뚝뚝한 남자는 "라면을 보낼테니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주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전화를 받은 공무원은 황급히 누구시냐고 물었다. "그런 걸 꼭 말해야 합니까. 천곡동에 사는 주민입니다"라는 짧은 대답만 한 후 전화는 끊겼다.
 이틀 후인 31일 낮 동주민센터에 배달차량이 도착했다. 라면 40개가 든 박스 30개 90만원 상당이 배달됐다.

 배달이 되는 시각에 맞춰 기부자가 동주민센터를 찾았지만 자신의 기부내용을 알리기를 한사코 마다했다.
 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어린 시절 본인이 기초생활수급자로 힘들게 생활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하시면서 좋은 곳에 써 달라고만 했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조금씩이라도 기부하겠다는 말도 남겼다"고 전했다.
 농소3동 주민센터는 지역의 한부모세대에 라면을 전달할 계획이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기부자의 뜻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곳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장현기자 usk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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