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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영 사회부

요즘 울산시교육청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정중동(靜中動)'이다.
 지난달 10일 김복만 시교육감이 구속기소되면서 류혜숙 부교육감의 권한대행 체제가 가동된 후 각 부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었다. '튀어서 좋을 것 없다'는 분위기가 지역 교육계를 짓누른다. 제 자리만 지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장이 없으니 현안을 추진할 동력이 없고, 그렇다보니 각 실과가 조용한 것은 그리 이상할 게 없다.

 오죽했으면 류혜숙 부교육감이 직원들의 공직기강 해이와 직무소홀이 심각하다고 지적했을까. 지난달 29일 열린  주간 업무회의에서다. 류 권한대행은 이날 울산시교육청 각 실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뒤 "하루 뒤 열리는 자유학기제 학교장 1박1일 워크샵 일정을 알지 못했다"며 교육행정과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전 중학교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형 행사임에도 보고를 받지 못한 건지 아니면 제가 그냥 지나쳤는지 모르겠으나, 이런 전체 관리자들을 모으는 행사를 진행했을 때 생기는 현장의 행정 공백까지 배려하면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류 권한대행은 교육현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교 관리자들의 연수를 방학 때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조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시교육청 실과에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류 권한대행의 기강 해이와 복지부동에 대한 질타와 조직 단속에도 불구하고, 울산교육계 안팎에서는 구심점이 사라진 상태에서 임명직인 류 권한대행의 리더십의 한계로 인해 기강해이와 줄서기, 편가르기 등 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감 부재가 확실하고 지방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교육청 안팎에서는 일부 교육계 인사들이 유력 교육감 후보에게 줄을 섰다는 말도 나돈다.
 최근 드러난 학교 교장 성추행 의혹에서부터 지역학교 내 폭력 폭로 사태는 무엇을 무엇을 말하는가. '희망과 감동이 있는 행복교육도시'라는 시교육청의 홍보 문구가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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