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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성장은 여러 '원형적 조건'을 전제로 한다. 자양분과 따뜻함 보살핌 적으로부터의 보호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 동료로 구성되는 가족 주거지 언어 종교 배우자 등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사회는 일자리를 더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일자리는 자양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곳에서 우리의 재능 등 여러 가능성을 펼치면서 자신의 비전을 실현한다는 의미에서도 중요할 것이다.

 이렇게 일자리는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꿈과 역량을 키워나가면서 자기대로의 적성과 인격을 성장시키는 데 있어 사회적 기반이 되는 것인데 그렇게 우리의 생활은 집단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지만 그곳에서의 각자의 자기실현은 집단인간이 아닌 개체의 고유성을 가진 자기가 되는 것으로 융의 언어로 말하자면 개성화이다.

 그런데 이 개성이라는 것은 자신의 생애주기에서 개성이며 이 생애주기의 조정자(regulator)를 융 심리학에서는 원형이라고 부른다. 주기의 각 단계마다 우리의 인격과 행동의 실현은 이 원형의 명령에 의한 것이며 이 명령 프로그램은 아주 오래된 것으로 원시시대와 현대의 그것은 좀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부모가 되는 것 주위환경을 탐색하는 것 사냥 언어를 배우고 사회를 구성하며 친구가 되고 구애를 하는 것 노인이 되어가고 종교생활에 참여하는 것 등에 대한 것들이다.

 이런 보편적인 것들을 원형으로서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런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원형을 실현한다는 것이 즉 자기실현이라는 것이 그 인간을 그가 그렇게 있는 그 특정한 개별적 존재로 만든다는 의미에서는 개성화이다. 

 개성화라는 것이 그냥 각자가 다른 자신의 성질을 발휘하는 것 같은 것이 아니다. 또한 그것은 단지 자신이 가진 재능을 개발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철학에서는 보편과 개별의 문제로 예컨대 모든 개별 탁자의 공통적인 점이 보편인 것이고 본질인데 모든 탁자의 보편적인 것은 개별 탁자를 비교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같은 점을 확인하는 것에 의해서만 보편은 발견될 수 있는 것이다.

 지문은 사람마다 다른 것이지만 그것의 소용돌이 윤곽은 공통된 것으로서 누구나 그것이 지문인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은 각 지문의 공통적인 본질에 의해서이다. 원형은 보편과 개별을 결합하는 것인데 모든 인류에 공통되면서도 각자에서 특유한 것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남성의 전체의 본성은 여성을 전제하고 남성의 마음은 처음부터 여성에게로 조율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세상에 물과 빛과 공기가 있듯이 남성에게는 여성이 마련되어 있고 마찬가지로 부모 아내 탄생 죽음 이런 것들이 사실상 어떤 상(像)으로 정신적 소질로서 있게 되는데 이런 선험적 범주는 집단적이고 무의식적이며 어떤 내용을 가진 것이 아니고 경험과 만날 때에만 모양을 갖게 된다고 한다.

 융은 개인적으로 보면 자기 자신이 이런 보편과 개별의 길에서 모순적인 사람이었다고 소개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별난 개인주의자 이었고 다른 면에서는  보편성을 구현한 살아있는 화신이었다는 것이다. 인간의 가능성을 전부 실현하려 노력하면서도 동시에 타협되기 어려운 독특한 방식으로 그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자기 길을 간다는 것과 우리 사회에서 그 사람이 개성이 또렷한 사람이라고 할 때의 그것이 다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개성이라는 것은 결코 사람들과 다르게 자신을 부각시키는 그런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사람들과 다른 역할을 맡아 사회에서 부각된다고 함은 융이 반대한 페르소나에 의해서 사는 삶이다. 그리고 요즈음은 자신의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기 위하여 결혼도 꺼리고 출산 같은 것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각자대로 사는 삶이 많아져 이것도 개성화인 것처럼 보여 질 수 있지만 이것은 오히려 원형적 명령을 받아들이지 못하며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되지 못하는 삶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개성은 자신이 가진 재능 같은 것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으로서의 개성이 아닌 생애주기에 있는 숙제 같은 것을 받아들이는 것으로서의 개성인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개성적인 자기 자신이 되려고 할 때에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보지만 그만큼 더 많은 고통을 겪을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가는 길이 고난뿐이라고 해도 모든 생명체는 맨 처음 운명 지어진 그것이 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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