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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지난해 예산을 집행하고 남긴 이른바 '불용액'의 비율이 공기업특별회계가 일반회계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울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5일 시의회 회의실에서 허언욱 행정부시장, 오규택 경제부시장 등 관계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시의 2016회계연도 일반·특별회계 세입·세출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의 건을 원안 가결했다. 유은경기자 usyek@


 공기업특별회계의 불용액이 특히 많다는 것은 당초 예산편성이 부실했거나 과다상계했다는 의미인데, 문제가 되고 있는 지방공기업의 방만 경영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그냥 넘길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물론 불용액이 많이 발생했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울산시의 지난해 남은 예산 중 예산절감을 통해 발생한 '우량 불용액'은 전무한 반면, 집행사유 미발생과 실제 투입된 사업비 보다 예산이 과다 편성돼 집행잔액이 생긴 경우 등이어서 '불량 불용액'으로 분류됐다.

 2016회계연도 예산결산안 본 심사를 위해 15일부터 가동에 들어간 울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공기업특별회계 등의 세출예산 불용액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예결특위 전문위원실에 분석한 2016회계연도 울산시 예산결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세출 예산액 3조8,558억원 대비 불용액은 4.7%인 1,806억원으로 집계됐다.

 회계별 불용액 규모는 일반회계 854억원, 특별회계 952억원이다.
 최근 3년간의 전체 예산액 대비 불용액은 2014년 7.3%에서 2015년 6.4%, 지난해 4.7%로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치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어 앞으로도 불용액 발생 비율을 줄이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게 예결특위의 주문이다.

 문제는 각 회계별 불용액 발생이 들쭉날쭉한데다 특정 예산에서 과다하게 발생한 불용액이 전체 예산의 효율성과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반회계의 불용액 854억원은 예산현액 2조9.908원에 비해 2.9%에 불과한 반면, 특별회계에 포함된 공기업회계에선 예산현액(6,287억원) 대비 불용액(825억원)의 비율이 13.1%에 달했다.

 물론 연차별 계속비 사업이 많은 특별회계 속의 상·하수도 사업 특성상 무더기 집행잔액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지만, 예산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는 의원들의 주문이 쏟아졌다.

 게다가 전체 불용액 1,806억원 중 예산낭비 요인을 없앤 결과로 발생한 불용액은 한푼도 없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예산절감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불용액 발생사유별 현황을 보면, 계획변경 등 집행사유 미발생으로 9억3,600만원이 발생했고, 사업비 과다상계에 따른 예산집행잔액은 280억8,900만원, 보조금 집행잔액 38억8,800만원, 나머지 예비비 1,477억2,300만원 등이다.

 이날 예결특위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의원들이 지적이 쏟아졌다. 허령 의원은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계속비 이월사업은 설계변경, 공기연장에 따른 공사비가 증가되고, 매년 물가상승분까지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에 있어 많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고호근 의원은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사업과 관련해 "예산현액 17억6,000만원의 56%에 해당하는 9억9,000만원이나 불용액으로 처리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고, 천기옥 의원은 어린이집 교사 근무환경개선비 6억900만원이 불용액으로 남긴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다.

 정치락 의원은 북부소방서 신축과 관련, "다음연도 이월액이 8억4,700만원인데 계속비 사업이고 아직도 진행중인 사업인데 집행잔액이 발생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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