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대접하고 함께 먹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어요. 언젠가 가게 앞에서 채소를 팔던 할머니에게 비빔밥 한그릇 대접한 적이 있는데 다른 동네로 이사가서도 양파나 상추 등 틈틈이 채소를 갖다 주시며 고마움을 표시하셨죠. 식사 한끼의 인연이 참으로 대단하죠"
# 5월 이화마을 본인 식당서 마련
매년 5월이면 장순연(56) 씨는 하루 날을 잡아 동네 어르신들을 모셔 점심식사를 대접한다. 오전부터 늦은 오후까지 어르신들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진다.
북구 중산동 이화마을에서 23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장 씨는 이 곳에서 12년째 어르신들께 식사 대접을 하고 있다. 매년 쉬지 않고 어르신들을 모시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5월 하루만큼은 휴가라 생각하고 식사대접을 해 왔다. 올해도 지난달 25일 어르신들을 모셨다. 어버이날을 전후로는 지역에서 여러 행사가 많을 것 같아 식사대접 일정도 조정했다. 이날 인근 이화·화정마을과 아파트 어르신 300여 명이 장 씨의 식당을 찾았다.
"12년 전 4월에 이 곳에 보금자리를 얻고 개업해 5월에 경로잔치를 열었어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도 계속 해야겠다 마음 먹었지요"
# 직원들과 준비…거래처·지역민 등 도움
매년 300명이 넘는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하는 게 쉽지는 않는 일이다. 직원들과 며칠에 걸쳐 음식을 준비한다. 식당 거래처에서는 식료품을 후원하고, 식사 대접 당일에는 지역 통장들이 일손을 보탠다.
"나눈다는 것은 마음이 풍족해 지는 일입니다. 장사가 망하고 힘든 시절 늘 격려해 주셨던 어르신들께 하루만이라도 마음 편히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김장현기자 us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