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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구 지역 도서관에서는 견학 온 유치원생들을 대상으로 어르신 동화구연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농소1동도서관에서 박옥순(79·왼쪽), 강정자(73)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주고 있다.

"시장에 가면 어떤 가게 있나" "장난감, 생선, 과일, 신발"
 옹기종기 모인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대답했다. 강의실 앞에 선 할머니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잘했다며 칭찬하고는 곧 손유희로 아이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킨다. 손유희가 끝나고 '고양이가 맡은 생선가게'라는 본격적인 할머니 동화구연이 시작됐고 아이들은 금세 동화에 몰입했다. 80여년 삶의 경험이 목소리에 모두 녹아있는 듯 했다.

 울산 북구 지역 도서관에 가면 한달에 한번 동화구연을 하는 할머니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 농소1동도서관은 지난 2012년부터 매년 어르신 동화구연 교육과정을 운영해 동화구연 자원봉사자를 양성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일하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봉사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지원해 보자며 처음 시작한 후 벌써 6년째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농소1동도서관에 견학 온 동그라미유치원 원아들 앞에 선 강정자(73) 할머니는 6년째 어르신 동화구연 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베테랑 지도자다.
"처음엔 아이들을 통솔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점차 아이들을 이해하게 되면서 가르치는 방법도 터득하게 됐지요"

 아이들 앞에서 동화구연을 하기 까지는 많은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동화구연 전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연령별 손유희도 배워야 하고, 동화구연에 필요한 소품도 직접 만들어야 한다.
 강 할머니는 "할머니 동화구연 선생님들이 보다 많은 곳에서 활동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소1동도서관 관계자는 "어르신 동화구연이 아이들에게는 인성교육의 장이, 어르신들에게는 노후를 보다 의미있게 보낼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장현기자 usk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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