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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주택공사가 급경사지의 사방공사를 진행하면서 주택단지 인근에 가축분뇨 등이 섞인 배양토를 살포해 이곳 주민들이 분뇨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울산 중구 장현동 혁신도시 사업 지구 내 법면 경사지 보강 공사를 벌이면서 가축 분뇨가 섞인 배양토를 무차별 살포하는 바람에 인근 주민들이 때 아닌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이 곳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지역인데 주민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분뇨 악취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한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LH는 지난 15일 장현동 골드클래스 아파트 인근 경사지 2,300㎡에 가축 분뇨가 섞인 배양토를 살포했다.
 3단계 구간 보수 작업으로 경사지를 녹화해 붕괴를 사전 예방하는 조치다.
 이 때문에 1,190세대 인근 주민들은 때 아닌 분뇨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배양토가 살포된 지난 15일에는 공사 현장에서 거리가 떨어진 아파트 단지 산책길까지 악취가 발생했다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입주민 김모(58·여)씨는 "지난 15일 당시 분뇨악취가 너무 고약해 마스크를 쓰고 산책을 다니는 것은 물론 창문조차 열 수 없다"며 "하루 이틀 지나면 악취가 사라질 줄 알았는데 닷새가 넘도록 분뇨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주민들은 LH가 공사비를 아끼기 위해 악취가 심한 저가 배양토를 사용했다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
 또 다른 주민 A씨는 "배양토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낙엽 등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 제품의 경우 악취가 발생하지 않지만 단가가 비싸고, 가축 분뇨를 섞은 배양토는 저렴하지만 악취가 심하게 발생한다"며 "LH가 공사비를 절약하기 위해 주민들의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저가 배양토를 마구잡이로 뿌린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배양토 살포는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사업에서 대부분 적용하는 방식으로 1주일 안에 악취는 사라질 것"이라며 "지난 15일 당시 살포된 배양토는 인체에 무해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악취 민원이 있어 급히 인원을 추가 투입해 공사를 조기에 마무리했다"며 "현재까지도 악취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주민들의 민원을 조기에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울산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악취 민원이 많아 현장을 점검했다"며 "LH 측에 악취민원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하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장현기자 usk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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